2016년 삼성重 첫 투자 템플턴
올 들어 지분 5%서 3%로 축소

작년 현대重 사들인 캐피털그룹
지분율 8%서 3.8%로 낮춰

손실 감수하고 일부 지분 매각
캐피털그룹과 템플턴자산운용 등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세계적 액티브펀드 운용사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 조선주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시기에 과감한 베팅에 나서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놀라게 한 이들이 올 들어 손실을 감수하고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6,300100 +1.61%)을 꾸준히 팔아 지분율이 종전 5.13%에서 3.10%로 낮아졌다. 템플턴은 2016년 10월 삼성중공업 지분 5.07%를 신규 취득했다고 공시한 뒤 1년3개월 만인 지난 1월엔 지분율을 5.13%로 끌어올렸다.

템플턴이 처음 삼성중공업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를 한 때는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때였다. 사업보고서상 현대중공업(99,5002,600 +2.68%)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대 조선사 직원 수는 2015년 말 총 5만4582명에서 2016년 말 4만7515명으로, 1년 새 7067명(12.94%) 감소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대형 3사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기에 템플턴이 ‘사자’에 나서 꽤 놀랐다”며 “당시 템플턴은 구조조정 후 한국 조선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템플턴이 상당 규모의 손실, 혹은 저조한 수익을 감수하고 지분을 매각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첫 투자에 대한 보고의무 발생일이었던 2016년 10월7일 8506원(종가)이었던 삼성중공업은 마지막 지분 축소 후 보고의무 발생일인 지난 3월6일 7509원으로 떨어져 이 기간에 11.72% 하락했다.
다른 글로벌 가치투자 운용사 캐피털그룹은 현대중공업 지분 축소에 나섰다. 2016년 6월 지분 5.05%를 사들이며 투자를 시작한 캐피털그룹은 작년 10월 지분율을 8.04%까지 끌어올렸지만, 올 들어 ‘팔자’로 돌아서 지난 3월 초 기준으로 3.86%로 줄었다.

캐피털그룹 역시 이 투자로 손실을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캐피털그룹이 처음 투자한 작년 6월28일 16만3731원에서 마지막 지분 축소 보고의무 발생일인 지난 3월2일 13만1000원으로 19.99% 하락했다. 이들이 조선주 비중 축소에 나선 데는 첫 투자 당시 예측한 조선업 구조조정 완료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지난 2월 초 미국발(發) 글로벌 조정 이후 펀드 가입자들의 환매 요청에 대한 대응 필요성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이들이 한국 조선주에 대한 완전한 ‘손털기’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템플턴은 지난달 삼성중공업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90만9757주(주당 5870원·112억원어치)를 취득하기도 했다. 배세진 현대차(129,5002,500 +1.97%)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박 가격이 오르고는 있지만, 원재료인 후판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 선가 인상 여부가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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