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韓 치료 실력 日에 뒤지지 않아"

“한국 의료진의 우수한 위암 치료 실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 의사가 제시한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면 한국 의료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겁니다.”

위암 수술 권위자인 양한광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58·사진)는 17일 “수많은 의사가 더 좋은 치료법을 위해 경계를 허물고 공동 연구를 하면서 한국 의료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양 교수는 대한위암학회의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의 자문을 맡고 있다. 외과 수술 중심 치료법으로 돼 있는 가이드라인을 내시경,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 다학제적 요소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정작업을 하고 있다. 여러 진료과가 협진하는 최신 치료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양 교수는 한국 위암 의료진의 위상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엘시비어가 지난해 벌인 연구역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외과는 아시아 1위, 세계 19위를 기록했다. 위암 수술 분야에서 의사의 영향력 점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H지수로 따져보면 세계 상위 100명 가운데 한국 의사가 26명이 포함돼 있다. 양 교수는 “일본이 39명으로 조금 앞서 있지만 위암 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일본을 우리가 많이 따라잡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의료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독일 쾰른대에서 외과 수련의 과정을 마친 한 의사가 서울대병원에 연수를 와서 다양한 임상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암 수술을 한 독일의 의사가 한국에서 훈련받는 것은 한국 의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2년 전 한국 의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외과학회와 유럽외과학회 명예회원이 됐다. 미국외과학회 명예회원은 50명에 불과하고 이 분야 석학들만 가입할 수 있다. 그는 “한국 의료진의 학문적 기여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의 선진 치료법을 개발도상국과 나누려는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몽골은 한국에 이어 위암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은데도 국가 차원의 검진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한위암학회에서 몽골의 병원, 언론, 정부 등과 함께 암 계몽 캠페인을 했는데 성과가 좋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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