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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몇 주 전에 안보 수뇌부에게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준비를 명령했다고 CNN이 전·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을 자극해 자칫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이 명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논의 끝에 '주한미군 가족동반 금지'라는 타협안으로 축소됐다가 결국 흐지부지됐다.

CNN은 "그 명령은, 만약 전면적으로 이행됐다면, 북한과의 긴장을 끌어올려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더욱 다가서게 할 수 있었던 도발적인 조치였다"며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심지어 연초까지만 해도 북한과의 전쟁을 실제 한 가능성으로 간주했다는 가장 명확한 표시"라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초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8천여 명에 달하는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준비를 명령했다.

맥매스터 당시 보좌관의 오전 일일 정보 브리핑 때 이 명령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맥매스터를 포함한 최고 안보 수뇌부 사이에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이 이 조치를 미국이 자국을 상대로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 안보 수뇌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남북한이 외교적 무대의 서막으로 여긴 평창 올림픽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까지 우려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에 맥매스터 당시 보좌관은 부하직원들에게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를 명령하는 대통령 각서를 일단 준비할 것을 지시했으며 하루 만에 만들어진 이 각서는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불발'된 것은 '맥매스터-매티스'의 막후교섭 덕분이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2명의 행정부 관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주한미군 가족의 대피안을 취소하는 대신 향후 주한미군의 가족동반을 금지하는 내용의 축소된 타협안을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타협안 역시 결국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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