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축 기업이 흔들린다
추락하는 제조업 경쟁력

법인세 22%→25%로 올리고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등
親노동정책 강하게 밀어붙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기업 정책은 최근 선진국들의 추세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기업 세제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해 말 매출 3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에 매기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포인트 인상했다. 세금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로부터 돈을 더 걷어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를 실현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취지에서다.

주요 선진국들은 정반대다. 미국은 지난해 35%였던 법인세율을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2%)보다 낮은 21%로 14%포인트나 낮췄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집권 후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30%에서 23.4%로 세 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현행 33.3%인 법인세율을 임기 내 25%까지 끌어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내리는 이유는 세금을 낮추면 국내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민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주요 노동정책도 선진국들의 흐름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親)노동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근로자들의 지갑을 두둑이 만들어주면 내수가 활성화되고 기업 투자도 늘어난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인상이나 경영에 부담이 되는 신규 채용은 꺼린다. 강성 노조와 각종 규제 탓에 불경기가 닥쳤을 때 임금을 삭감하거나 근로자를 해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 노동권 보장에 적극적이었던 선진국들도 최근 들어선 기업이 채용과 해고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프랑스는 지난해 9월 해고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노동개혁을 시작으로 공무원 감축과 국영철도공사 방만경영 수술 등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사민당 총재였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2003년 내놓은 국가개혁안인 ‘아젠다 2010’도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민간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린 사례로 통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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