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발전으로 국내 취업자의 43%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도 AI 등장에 따른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를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일자리의 43%가 AI로 대체될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 명에 비춰보면 1136만 명이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사무직과 판매직, 기계조작·조립 등 3대 직종이 자동화에 특히 취약했다. 사무직은 취업자의 86%, 판매직 78%, 기계조작·조립은 59%가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전문직도 AI 영향권에서 비켜나진 못했다. 전문직 가운데서도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손해사정사 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회계사와 세무사는 일자리 대체 확률이 95.7%에 달했다. 분석 대상 423개 직업 중 19~20위에 해당한다.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도 일정한 매뉴얼에 따른 반복적 성격이 강하다면 자동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보건 교육 연구 등 사람 간 의사소통이나 고도의 지적 능력이 필요한 직업은 자동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영양사(0.4%), 전문의사(0.4%), 장학관·연구관 등 교육 관련 전문가(0.4%), 교육 관리자(0.7%) 등이 특히 낮았다.

LG경제연구원은 중산층이 자동화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월 소득 100만~300만원 구간에 전체 고위험군 취업자의 63%가 집중됐다. 이보다 소득이 낮거나 높으면 고위험군 비중이 작았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AI로 자동화가 빨라지면 실업 및 양극화 문제가 부각돼 사회적 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만들고 정부는 급격한 고용환경 변화에 대비해 노동시장의 유연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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