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1.5 타보니
유럽형 해치백
작은 체구에 탄탄한 주행 인상적
거칠게 몰아도 L당 16~17㎞ 달려
소형SUV 대비 실내 좁아

정동진 주변 해안 도로를 달리고 있는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잘 달리고 연비 좋고…"

15일 강원도 강릉과 정동진 해변 코스에서 타본 르노자동차 클리오는 작지만 야무졌다. 소형차는 힘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깼다.

시승에 앞서 좁은 실내공간 때문에 큰 기대는 안했다. 얼마나 잘 달릴까 했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자 체급 이상의 운동 능력을 뽐내면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단단한 하체와 서스펜션은 가속 움직임이 경쾌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토크 힘은 디젤 차량답게 운전 재미를 더해줬다. 클리오에 탑재된 배기량 1461㏄ 디젤 엔진은 최대 90마력, 22.4㎏·m 토크를 내는데 체감 성능은 수치를 보기좋게 비웃었다. 동승자도 실내가 좁아 불만을 가졌다가 잘 달리는 성능에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유럽형 해치백은 성능과 연비가 강점이다. 클리오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반 가속시 거친 엔진 소리는 운전석까지 크게 들어왔다. 하지만 시속 60㎞ 이상 속도가 붙으면 그 이후부터는 소형차 딱지를 떼듯 달렸다.

운전 재미를 부각시킨 장치로는 변속기를 꼽고 싶다. 1.5 dCi 엔진은 독일 변속기 전문업체인 게트락의 6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와 궁합을 이뤘다. 유럽식 파워트레인은 수동모드 전환으로 4단~6단 기어와 맞물릴 때 1500~2000rpm의 저중속 엔진회전 반응을 즐겨 쓰면서 고효율을 도왔다. 더블클러치변속기는 클러치 2개를 사용해 자동변속기보다 변속 반응을 빨리 가져간다. 수동변속의 효율성과 자동변속의 편의성을 갖춰 유럽 지역에서 보편화됐다.
이날 시승은 낮 기온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시켰다. 성능 체험을 위해 평상시보다 다소 거칠게 운전했다. 그럼에도 막힘 없는 구간이 많아서인지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까지 약 60㎞를 달리는 동안 실주행 연비는 L당 16.2㎞를 기록했다. 동승자 연비 수치는 17.2㎞/L였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도심과 고속 합산 연비는 17.7㎞/L다. 고효율 연비는 프랑스에서 지난 20년간 판매 1위를 한 비결로 보여진다.

클리오는 한국에 먼저 소개된 QM3의 해치백 버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동일한 엔진과 변속기를 얹었고 같은 디자인 옷을 입었다. 실내 인테리어도 비슷했다. 차이는 꼽자면 로고다. 클리오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의 로장주 엠블럼을 그대로 달고 시장에 나왔다. 사실상 수입차다.

크기는 유럽 시장에서 폭스바겐 폴로, 푸조 208, 포드 피에스타 등이 속한 B세그먼트(소형)로 분류된다. 유럽의 소형차는 대부분 실용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클리오 역시 화려한 기능보단 기본기에 충실했다. 운전석이 전통시트가 아닌 수동시트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편의사양이 적은 것은 소형차의 한계다.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다양한 기능을 넣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프랑스 경쟁차 푸조 208(2590만~2790만원)과 비교하면 그래도 가격은 더 낮다. 시승한 인텐스(INTENS) 트림은 2320만원. 1990만원에 나온 기본형 젠(ZEN)은 국내 들어온 수입차 중 가장 싸다.

비슷한 가격의 소형 SUV(코나, 티볼리, 트랙스 등)보다 좁은 공간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르노삼성은 뒷좌석 공간이 좁은 소형차 특성을 감안해 솔로 라이프를 즐기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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