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 서울 구글캠퍼스 3주년 특강

“사람들이 사물인터넷(IoT)을 너무 쉽게 봅니다. 기기에 인터넷만 연결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IoT는 큰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위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74·사진)이 3년여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인터넷 주소 연결을 위한 TCP/IP 프로토콜(통신규약)을 1970년대에 공동 개발한 미국 전산학자로, 인터넷 생태계의 역사를 꿰뚫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구글코리아가 15일 서울 역삼동에서 연 특강에 나온 서프 부사장은 “IoT 기술은 집과 사무실은 물론 체내에도 심는 등 여러 영역에서 쓰일 것”이라면서도 “수많은 기기가 상호작용하면서 생길 예측 불가능한 어려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 가정에 IoT 기기가 수십 개로 늘어나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제각각 통제하는 법부터 복잡해진다. 동시다발로 이뤄질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과정에서 해킹 보안이나 버그(설계 오류)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 등도 설계 초반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프 부사장은 “지금 우리가 보는 인터넷은 40여 년 전 설계된 인터넷과 다르고 앞으로도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넷이 여기까지 온 건 개발 당시 모든 것을 유연하게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개방형 구조 덕에 이후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결합하며 진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주로 참석했다. 서프 부사장은 “여러 강대국의 교차점에 있는 한국이 지정학적 관점에서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기업가들도 위치상 이점을 살려 한국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이 가짜뉴스를 방치한다는 지적에는 “이용자의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서프 부사장은 “가짜뉴스는 대응하기 참 힘든 문제”라면서도 “알고리즘으로 적발하려 들면 오히려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글이 왜곡된 정보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용자 스스로 정보를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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