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저축銀 새 먹거리로
신한銀 '마이카' 대출 급증
국민銀 '매직카' 年3%대 저렴
SBI·OK저축銀도 공들여

차별화로 맞선 캐피털·카드
기존 노하우·네트워크 활용
현대·삼성, 5분만에 심사
롯데카드, 모바일 오토 출시
60조원에 이르는 자동차금융 시장을 두고 금융업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금융의 ‘터줏대감’ 격인 캐피털업체들이 주름잡던 시장에 은행과 저축은행까지 뛰어들었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해마다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확보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동차금융 공들이는 은행권

최근 자동차금융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 불을 지핀 대표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자동차 대출 상품 ‘마이카 대출’의 취급액은 최근 월 15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700억원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이 올해부터 자동차 금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따른 변화다.

신한은행은 올해 한국 프로야구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선정되자 ‘마이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동차금융 브랜드의 인지도를 쌓아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3년간 프로야구를 접점으로 삼아 자동차 금융사업에 공들일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계열사인 KB캐피탈보다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대출 상품 ‘KB 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신차 대출 최종 금리(신용등급 1등급 기준)는 연 3.63~4.73%, 중고차 대출 금리는 연 4.49~5.59% 수준이다. KB캐피탈의 대출금리가 신차 연 3.9%, 중고차 연 9.9~20.9%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이들을 포함한 은행들의 자동차 대출 실적은 급증하는 추세다. 은행의 자동차 대출 실적은 지난해 2조376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1조3553억원)보다 75.3%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자동차 대출 역시 2016년 9418억원에서 지난해 1조246억원으로 8.8% 늘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긴장하는 캐피털업계
자동차금융 시장의 판도는 앞으로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자동차 대출 시장은 캐피털업체가 85%를 장악하고 있고 카드사는 10%대, 은행권은 3%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캐피털업체가 독주하다시피 해온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새 수익원을 창출해보겠다는 은행이 많아졌다”며 “자동차금융은 장기고객 확보에 효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요소”라고 전했다.

캐피털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캐피털업계는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차별화 전략에 공들이는 분위기다. 자동차금융 1위인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대출 심사를 5분 만에 끝내는 ‘디지털 자동차금융 시스템’을 앞세우고 있다. 앞으로 핀테크(금융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휴 서비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자동차 금융 모바일 플랫폼 ‘다이렉트 오토’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롯데카드도 자동차금융 서비스 채널을 모바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모바일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한도를 조회하고, 신청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를 출시했다.

자동차금융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신차 판매가 줄어 신차 금융 자산의 성장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대신 중고차 거래 활성화 및 관련 세제 혜택 확대로 중고차 금융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발주자가 저마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방안으로 ‘편의성’을 앞세워서다. 요즘은 어느 금융사든 매물 검색부터 금융 신청까지 상담원과 통화 없이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박사는 “자동차금융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금융사 간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