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0.5% 감소…신흥국이 충격 크고 회복도 느려"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국 국내총생산(GDP)이 3년 후 0.8% 감소할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경제학자들의 분석이 나왔다.

연준 소속 경제학자 마테오 이아코비엘로·개스턴 나바로는 13일 국제금융 토론 보고서 '미 금리 상승의 대외적 영향'에서 1965∼2016년 미 통화정책의 급변과 50개 선진·신흥국 경제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미 국채 10년물이 3% 선을 오르내리는 등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 외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특히 신흥국은 외환·주식·채권시장에서 모두 가격 하락과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가 올해만 20% 넘게 급락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상태다.

연준 경제학자들이 공개하는 논문들이 연준의 정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 중앙은행 연준의 연구조사 기능을 수행하는 경제학자들이 금리 상승이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는 50여 년에 걸친 연준 연방기금 금리가 급격한 변화를 보인 시기에 주목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초고금리 정책을 썼던 1980년대 초, 2008년 '제로 금리' 시기,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일으킨 양적 완화 축소 시기 등이다.

통화정책의 변화가 각국 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연방기금 금리를 1%포인트 끌어올리는 통화 충격은 2년 뒤 미국 GDP를 0.7% 감소시켰고 미국 외 선진국에서는 통화 충격 3년 뒤 GDP가 0.5%가량 줄어들었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의 GDP는 감소 후 회복 속도가 비교적 빨랐다.

그에 반해 신흥국에서는 통화 충격이 발생하고 3년 뒤에 GDP가 0.8%, 4년 뒤에 0.7% 떨어져 선진국보다 충격이 컸고 충격이 지속되는 기간도 더 길었다.

보고서는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외국의 반응은 명암을 모두 보여준다"며 "미국의 통화 충격에 미국 경제보다 오히려 외국, 특히 취약한 신흥국 경제가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어두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미국의 금리 상승 여파가 전달되는 경로가 다르다고도 지적했다.

선진국에서는 나라별 환율제도와 대미 무역 의존도의 영향이 컸다.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쓰거나 미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미 금리 상승이 해당국의 GDP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신흥국에서는 선진국만큼 환율제도나 미국과의 교역 정도가 GDP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대신, 경상수지·외환보유액·물가상승률·대외채무 등에서 취약할수록 미국의 금리 변화가 GDP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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