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 60%가 50~70대

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원인 80여개
단기치료 까다로운 증상 많아
병원 방문 꺼리지 말고 적극 치료를

자본주의 세상 속 무한 경쟁이 낳은 피로사회, 번아웃증후군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관통하는 아픈 바늘과도 같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12~2016년)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중 불면증(F510, G470)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밤에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가 5년간 40만3417명에서 54만1958명으로 34.3% 증가했다.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국인 100명 중 1명은 불면증을 앓고 있다.

2016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보면 중장년층 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불면증 전체 진료 인원 10명 중 약 6명꼴인 59.2%(32만869명)가 50~70대로 50대 11만4777명(21.2%), 60대 10만7585명(19.9%), 70대 9만8507명(18.2%) 순으로 진료 인원이 많았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불면증 진료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 과정의 하나로 수면량이 적어지는 데다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도 늘어나기 십상이다. 여기에 잦은 스마트폰 사용은 물론, 카페인과 알코올 과다 섭취도 수면을 방해하는 이유로 꼽힌다.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이보다 더 다양하고(공식적으로 88가지 서로 다른 장애가 있다) 증상별로 해결책도 다르다.
윤호경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장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그 치료도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며 “수면무호흡증이나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과 같은 질환은 치료가 어렵지만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와 있어 정확한 검사와 진단만 한다면 잘 치료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불면증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사업가 김모씨(61)는 지난해부터 잠자리에 들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했다. 근 1년 동안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적이 거의 없을뿐더러 올초부터는 동네 내과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아예 잠을 못 이룬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수면센터를 찾기는 뭔가 석연치 않았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수면센터에 가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얻지 못할 거란 선입견이 컸다. 수면장애 증세가 점점 심해지자 자녀의 권유로 A대학 소속 수면센터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전문의와의 심층적인 대화를 비롯해 수면다원검사도 받았다.

무호흡이 없는 단순 코골이인지, 수면무호흡과 저호흡이 있는지, 있다면 그 정도가 심한지, 수면호흡장애 중증도에 따라 발생하는 합병증 위험도를 예측하고 수술적 치료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검사다. 또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중추성인지 폐쇄성인지 복합형인지 감별할 수 있다.

김씨처럼 불면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윤 교수는 “간혹 병원에 오는 분 중에 ‘병원에 가서 가만히 앉아 상담만 받으면 금방 뚝딱 고쳐주겠지’ 하는 막연한 바람을 가지고 오는 분도 있는데, 노력 없이 쉽게 단기간에 고쳐줄 거란 기대보다는 의료진과 환자 본인이 함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분명히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불면증은 단기간의 치료보다 환자 본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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