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7평 원룸 아파트 공급
일부 오피스텔은 3평대까지 나와
아파트가 작아지고 있다. 전용 24㎡(7.2평)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홍콩에선 전용 11㎡(3.3평) 규모 아파트도 나왔다. 초소형 아파트는 공급이 많지 않은 탓에 희소가치가 높아 몸값이 나날이 오른다. 이런 추세에 맞춰 건설사도 아파트에 1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평면 등을 도입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 이달 7평 아파트 분양

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중흥S-클래스'는 일반분양 물량 174가구 중 41가구를 초소형 평형으로 구성했다. 전용 24㎡(7.2평) 33가구, 전용 28㎡(9.1평) 8가구 등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한 입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1~2인 가구의 직장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실거주자는 물론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내에 이같은 초소형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초소형 평형은 일반적으로 임대주택인 경우가 많아서다. 재개발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전체 가구수 중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서울 사업장은 10~15%, 경기·인천은 5~15% 안에서 비율을 결정한다. 이같은 임대주택은 주로 초소형으로 설계된다. 최근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분양한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는 초소형 평형인 전용 39㎡(128가구) 전체를 임대주택으로 배정했다.

서울·수도권에 공급되는 초소형 아파트는 정비사업장에서 임대용으로 지은 물량 중에서 의무 공급가구수를 채우고 남은 것이 대부분이다. 공급이 귀해 인기가 좋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 공급된 '방배 서리풀 서해 그랑블' 전용 39㎡는 6가구 모집에 228명이 청약해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과천위버필드'의 전용 35㎡ 62가구는 조합원들이 모두 차지했다.

'방배 서리풀 서해그랑블' 전용 39㎡ 평면도. 홈페이지 캡처

공급이 적은 만큼 시세 오름폭은 가파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39㎡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풀린 2016년 6월 경 4억7000만~4억8000만원 선에 거래 됐으나 지난 1월에는 8억7000만원에 실거래 신고 됐다. 1년 반 만에 4억 가량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 실거래가는 5억원 수준에서 7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삼성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40㎡는 2016년 7억35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지난 3월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국내 초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일분분양 기준)도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공급된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는 3289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045가구가 서울에 공급됐다. 서울시 내 초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분양이 많았던 2015년 4222가구까지 늘었다가 2016년 1391가구로 줄었으나 지난해 2000가구를 넘어섰다.

▲홍콩에선 3.3평 아파트까지 등장

홍콩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면적이 11㎡(3.3평)에 불과한 초소형 아파트가 등장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전했다. 카오룽반도 서북쪽 삼수이포 지역에서 분양되는 이 아파트는 방 1개와 샤워실, 부엌만 갖추고 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약 11.7㎡)보다 규모가 작다.
홍콩에서 ‘나노 플랫’ ‘캡슐 홈’ ‘슈박스 홈’ 등으로 불리는 초소형 아파트(면적 20㎡ 이하)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13년 전체 아파트의 1% 정도였던 초소형 아파트 비중은 지난해 4%로 늘었다.

초소형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는 건 홍콩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가 큰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홍콩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1년 전보다 16% 오른 평방피트(약 0.09㎡)당 1만2644홍콩달러(약 172만원)다. 3.3㎡로 환산하면 대략 6300만원에 달한다.

반면 홍콩 시민의 평균 월급(중위소득 기준)은 1만7200홍콩달러다. 통상 600만홍콩달러 정도 하는 55㎡ 아파트를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저축해도 꼬박 30년이 걸린다. 시장조사업체 센털라인의 빅터 라이 이사는 “초소형 아파트의 ㎡당 가격이 대형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카오룽개발이 폭푸람 지역에 짓는 19.5㎡ 아파트는 최고 882만홍콩달러(약 12억원)에 분양됐다.

▲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은 10㎡대가 주력 평형

국내에선 아파트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도 몸집이 줄어들고 있다. 10년 전 전용 26~33㎡ 정도였던 원룸형 오피스텔 면적은 최근 10㎡ 대까지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공급 물량을 보면 전용 20㎡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서울에 공급된 브랜드 오피스텔 ‘가산 센트럴푸르지오시티’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등은 전용면적 17~18㎡를 주력 평형으로 내세웠다. 구 5평 정도 규모다.

'가산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전용 17㎡ 내부.

국토교통부가 정한 1인당 최소 주거면적은 전용 14㎡(4.2평)이지만 서울 일부지역에 들어선 도시형 생활주택은 그에 못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 자리한 '태영오피스텔'의 전용 10㎡는 1억4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임대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이다. 고시생관악구 신림동에 들어선 도시형생활주택 '푸리마타운'에도 전용 12㎡가 일부 포함됐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현대썬앤빌청계'는 35가구가 전용 13㎡로 설계됐다.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초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2016년 기준) 국내 1인 가구수는 539만7615가구다. 전년(520만3440가구) 대비 20만 가구 정도 늘어난 수치다. 2010년 414만2165가구와 비교하면 6년 새 30% 증가했다. 2030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32.7%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전망이다.

한 주거 전문 건축 설계사는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가격부담이 적고 공간활용이 높은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작은 평수여도 실속 있는 특화 설계와 인테리어 연출을 통해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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