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댓글조작 수사…'증거인멸 시간 벌어주나' 비판 커져

경공모 제외한 세이맘·우경수
경찰, 증거보전 요청은커녕
압수수색도 안해… 증거 날아가

경찰 "김경수 계좌추적·통신조회
영장 신청했지만 검찰서 기각"
檢·警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더불어민주당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모씨(필명 드루킹·48)가 운영하던 ‘드루킹 3대 카페’가 모두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혐의가 확인된 일부 카페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게시글이나 댓글, 회원정보 등 중요한 증거자료가 상당 부분 인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줄줄이 폐쇄되는 ‘드루킹 아지트’

26일 서울지방경찰청과 네이버 등에 따르면 드루킹이 개설한 육아정보 카페 세상을 이끄는 맘들(세이맘)이 지난 22일 폐쇄됐다. 카페가 폐쇄되면 카페 주소와 홈페이지가 사라지고 게시글과 댓글, 회원정보 등 모든 흔적이 지워진다.

이로써 세이맘과 함께 드루킹의 3대 카페로 불리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우윳빛깔 김경수(우경수·김 의원 팬카페) 등이 모두 문을 닫게 됐다. 우경수는 이미 올해 1월 말 폐쇄돼 당시 드루킹과 김 의원 간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경공모는 14일 폐쇄 신청이 이뤄졌으며 7일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1일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글을 작성한 뒤 이들 카페에 퍼나르면서 댓글조작 등을 지시·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공모에 대해선 폐쇄 직전인 20일 경공모와 열린카페 경공모, 숨은카페 경공모 등 세 곳을 압수수색해 증거 자료를 이미지 파일 형태로 확보했다. 하지만 우경수와 세이맘에 대해서는 사실상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1월 폐쇄된 우경수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세이맘에 대해서는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확보 노력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경찰은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쇼핑몰인 플로랄맘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잇단 기각… 검찰의 소극적 행보

이들 카페와 쇼핑몰에는 드루킹 일당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다양한 정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경찰이 신청한 김 의원의 통신 및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기각하면서 검·경 간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피의자들이 증거를 없앨 시간만 벌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은 김 의원의 보좌관인 한모씨에 대해서도 휴대폰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했다.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자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 자체가 기밀사항”이라며 “피의자가 수사 진행 상황을 알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증거 확보를 가로막는 바람에 수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 요건을 까다롭게 따지다 보니 영장 청구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피의자들의 증거 인멸을 도와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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