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베이징 모터쇼

독자적 디자인과 기술
품질 마감 등 높아져
중국 완성차 업체 거센 추격

안전성과 내구성 등 과제는 남아

‘2018 베이징 모터쇼’ 지리자동차 전시공간(부스) / 사진=박상재 기자

중국 베이징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지난 25일 개막한 ‘2018 베이징 모터쇼’. 다음날인 26일 가장 붐비는 전시장은 중국 ‘자동차 굴기(起)’를 이끄는 지리자동차였다.

공개된 보루이(博瑞) 모델(사진)을 둘러보던 부부는 “수입차로 눈을 돌릴 만한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며 “계약하고 싶어 조건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토종 완성차 업체들이 거센 도전을 하고 있다. 예전의 ‘짝퉁차’에 불과하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신차들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독자적 디자인과 각종 첨단기술도 눈길을 끈다.

2009년 1360만 대에 불과했던 시장은 3000만 대의 차량이 팔리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베이징 모터쇼가 20여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리차가 선보인 보루이는 실내 품질 마감도 한층 고급감이 묻어 났다. 도어 트림 곳곳에 쓰인 가죽과 굵은 바느질(스티치)은 다른 완성차 업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이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에 자리한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등은 커넥티비티 기능에 충실했다.

그 전까지 중국 완성차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면 이제는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 이었다. 지리차는 특히 2.0 TD와 1.0 TD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여러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 설계 기술 또한 갖추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의 SUV 전기 콘셉트카 ‘E 스피드’ / 사진=박상재 기자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친환경차 영역에서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는 이번 모터쇼에서 새로운 하이브리드카(HEV)와 SUV 전기 콘셉트카 ‘E 스피드’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신차인 탕, 칭 프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 9종의 친환경차로 전시공간(부스)을 가득 채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기차 11만여 대를 판매하는 등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홍치는 고급 세단 ‘홍치 H5’와 중후함을 살린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현지 관계자는 “영국 럭셔리카를 뛰어 넘는 고급스러운 차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치가 ‘2018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한 홍치 H5 / 사진=박상재 기자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차 회장은 2010년 스웨덴 볼보승용차를 인수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급차 브랜드 ‘링크&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엔 90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들여 독일 대표 자동차 기업 다임러의 지분 9.69%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트럭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다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이면에는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성과 내구성, 갖춘 기술력 증명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은 게 사실이다.

실제 일부 중국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바겐과 거의 같은 차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나 마케팅을 벌였다. 체리차는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과 유사한 ‘티고 8’으로 부스를 가득 채웠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이 세계 시장에 진출했을 때보다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면서 “10년 후가 아니라 매년, 모터쇼마다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대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 체리자동차의 ‘티고 8’ / 사진=박상재 기자

베이징=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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