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대북제재 속 당장 경제협력 불가…큰 틀 논의는 가능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 합의여부 주목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이지만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인 만큼 남북관계의 진전 역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남북관계 진전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3대 의제 중 하나지만 정부는 비핵화 논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측과 집중적으로 협의해왔다.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할 비핵화 타결을 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논의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으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의 경우 비핵화의 진전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조치가 있어야 가능한 터여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에서 벗어난 이른바 비(非)제재 분야에서나 남북관계 진전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협은 이번에 남북 간에 중심 의제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경협은 여건이 조성되고 비핵화나 남북관계 진전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남북 경제협력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원론적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의 토대 위에 남북 및 주변국을 경제협력의 틀로 묶어 평화정착으로 잇는 신경제지도 구상을 직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경제 병진에서 경제발전 집중으로 노선을 변경한 김 위원장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양 정상의 논의는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에 급진전이 이뤄지면 남북 경제협력 재개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장 구체적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운 영역이어서 남북관계 진전 논의의 성과는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나 이산가족 상봉, 사회문화 교류 등의 분야에서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는 청와대가 각별히 공을 들여온 사안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종착점에 닿기까지 남북 정상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17일 "앞으로는 정상회담이 특별한 사건처럼 진행되는 대신 정례적으로 진행되고,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열 수 있게 하는 것이 굉장한 관심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맞물려 남북의 원활한 상시 소통을 위한 연락사무소의 설치 방안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과 연계해왔던 북한이 전향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면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6·15나 광복절인 8·15, 추석 등을 계기 삼아 상봉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이 교류·협력을 위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루면 정상회담 이후로는 민간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비교적 부담이 적은 사회문화 분야부터 교류가 시작될 수 있다.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이나 겨레말큰사전 편찬처럼 남북이 공동으로 해오다 중단된 사업들부터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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