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상품

한 번에 수천명 '주문 버튼'
트렌드 반영 속도 빠르고
여행사보다 5~10% 저렴

구매층 70%가 중장년층
CJ오쇼핑 "올 1100억 판매"

지난 2월 CJ오쇼핑의 여행 전문 프로그램 ‘꽃보다여행’ 방송에서 국내 TV홈쇼핑 채널 역대 최대 주문액이 나왔다. 러시아, 북유럽 등 6개국을 가는 패키지 여행 상품 주문액이 무려 204억원에 달했다.

주문액은 실제 판매된 금액과는 다르다. 일단 주문한 뒤 중도에 취소하거나 환불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해도 여행 패키지 상품 방송에서 한 번에 100억원 이상 주문이 나오는 일은 흔치 않다.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이달 8일 여행 방송 땐 114억원을 찍었다. 이날 방송에선 2000명 넘는 사람이 ‘주문 버튼’을 눌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여행사의 대면 판매, 전단지를 통한 전화 주문 위주인 여행 상품 판매가 홈쇼핑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판매 4년 만에 두 배 껑충

홈쇼핑에서 패키지 여행 상품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CJ오쇼핑에서 판매된 여행 상품은 2013년 304억원에서 작년 867억원으로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올 들어 1분기까지 판매액은 37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7% 급증했다. 이 회사는 올 한 해 여행 상품 판매액이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홈쇼핑 채널은 경쟁적으로 여행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GS샵의 여행 상품 편성 비중은 2015년 1.9%에서 작년 3.2%로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도 이 비율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홈쇼핑 편성에서 여행 상품이 차지하는 위상도 달라졌다. 과거엔 주로 평일 심야 시간에 편성돼 ‘틈새 상품’으로 취급했다. 요즘은 ‘황금 시간대’에 배치되기도 한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10월부터 금요일 오후 5시40분 여행 방송 ‘금요일에 뜬다’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주 1~2회 하던 여행 방송을 올해부터 4회, 4시간으로 늘렸다.

홈쇼핑 방송을 보고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다수는 장년층이다. CJ오쇼핑에선 올 1분기 50~60대 여행 상품 구매 비중이 70.2%에 달했다. 이정필 CJ오쇼핑 여행담당 MD(상품기획자)는 “경제적 여유가 있고 건강에도 자신있는 ‘액티브 시니어’가 주 소비자”라고 말했다.

◆가성비 좋고 트렌드 변화 반영

홈쇼핑에서 여행 상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기 때문이다.

여행 상품은 사람을 많이 모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 여행사가 항공사에서 티켓을 구매할 때 주문 수량이 많을수록 가격이 싸진다. 이런 면에서 홈쇼핑은 매우 유리하다. 일반 여행사 상품 대비 5~10%가량 저렴하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여행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상품을 구성하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작년 초 드라마 ‘도깨비’가 큰 인기를 끌자 CJ오쇼핑은 곧바로 이 드라마 촬영지인 캐나다 관련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GS샵은 ‘꽃보다 청춘 페루편’이 인기를 끌자 마추픽추 등을 방문하는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에서 유통, 호텔 분야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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