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내놓은 뒤 캐스팅보트 정당들 오히려 더 거리 두기도

더불어민주당이 24일 6·13 지방선거와 개헌안 동시투표를 결국 관철하지 못하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소수 여당의 한계를 절감했다.

이번 개헌안 논의에서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 속에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싸워 왔으며 결국 거야(巨野)의 벽에 가로막혀 동시투표 성사를 위한 '데드라인'을 넘기고 말았다.

애초 개헌 지형이 민주당에 불리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조기대선에서 여야의 모든 대선후보가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역시 선거제도 개편 요구와 맞물려 개헌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동시투표 개헌을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동시에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톱니바퀴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한국당이 개헌저지선(국회의원 의석수의 3분의 1)을 훌쩍 넘는 116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반대한다면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권력구조 개편안 등 핵심 내용을 두고도 민주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과 충돌하기만 했다.

민주당은 '캐스팅보트'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손을 잡고서 한국당을 압박하려 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특히 이 소수정당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개헌안을 발의한 3월 26일 이후로는 오히려 정부를 비판하며 한국당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까지 보였다.

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정부 개헌안 발의에 대해 "한국당이 저렇게 반대하면 국회에서 3분의 2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를 고집하는 것은 결국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 역시 "대통령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개헌안 발의는 오히려 개헌을 좌초시키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수정당의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2020년) 이전에 다당제를 정착시키는 선거구제로 개편하는 것이 지상목표인 만큼 개헌 시기를 늦추더라도 한국당까지 참여하는 여야 합의안을 도출하려 하면서 이런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동시투표를 위한 전제조건인 국민투표법 개정에서도 민주당은 여소야대의 벽을 뚫지 못했고, 개정안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했다.

여기에 '드루킹'(필명) 댓글조작 사건이 터지고, 야권이 민주당을 겨냥해 협공에 나서면서 6월 개헌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여야 간 합의 없이는 어떤 법안도 진전되기가 어렵다"며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경우 직권상정을 하더라도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개헌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계속되는 이상 민주당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