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전문가들 분석 소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잇따라 협상에 나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것일까? 아니면 불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것일까?
미국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이에 대한 전문가 3명의 견해를 실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부교수 = "파탄 난 경제"

파탄지경에 이른 북한 경제가 김 위원장을 협상으로 이끌었다.

그가 불리한 입지에서 협상에 나선다는 뜻이다.

북한의 대(對)중국 무역이 와해하면서 2월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95% 감소한 900만달러에 그쳤고 대중 수입은 이전의 3분의 1인 1억300만달러로 급감했다.

북한의 전체 교역이 한국전쟁 이래 최악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자급자족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식량과 연료, 기계는 그렇다.

중국 위안화와 더불어 미 달러화가 점점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 시장경제 활동과 민간부문 생산성에 중요한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민간 경제에 대한 국가 통제를 약화하면서 북한 정권에 엄청난 문제를 만들고 있다.

미 달러화 유통 확산은 언제라도 북한 주민이 달러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인데 이는 외부에서 꾸민 통화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취약한 국가 경제가 김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도록 했다.

중국이 중유 무상 지원을 끊는 순간 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험을 모를 만큼 김 위원장이 어리석지 않아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만 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핵무기를 약화하거나 쓸 수 없도록 만드는 제안을 내놓을지 모른다.
◇이진희 '현대차-KF 한국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소장 = "핵 자신감"
김 위원장의 국제무대 등장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이는 꼼꼼하게 고안돼 여러 단계에 걸쳐 수행된 정책 전략의 일환이다.

핵 프로그램과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군 지도자로서 자신의 지위에 만족한 김 위원장이 이제 국제관계에 관심을 돌리고 가난한 국가의 젊은 후계자로서 뿐만 아니라 국제 안보에 실질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핵프로그램에 뒷받침을 받는 지도자로서 국제무대로 발을 떼는 것이다.

핵 프로그램이 자신을 약자가 아니라 대등한 상대로서 미국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입지를 줬다고 김 위원장은 확신한다.

문 대통령,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과 마주앉는 것만으로도 북한에서는 승리로 평가될 것이다.

그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조부 김일성 주석도 미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본 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점은 자국 내 선전 얘기에 해당하는데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자신의 권위와 리더십을 둘러싼 의문을 해소해야 하는 필요는 깎아내릴 수 없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하려고 핵무기를 비장의 무기로 삼는, 아주 큰 게임을 벌이고 있다.

◇애덤 마운트 미국 과학자연맹(FSA) 선임연구원 = "시간벌기"

김 위원장은 핵무기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한 한 최소한의 제한을 추구하면서 대북 제재 완화, 적통성 인정, 한미 군사동맹 약화 등을 시도할 것이다.

전쟁 위험이 용납 불가한 수준으로 고조됐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변덕스러운 위협들, 군사력 과시, 매파 기용 등으로 특징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를 일단 피하고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에 대한 적당하고 일시적인 양보를 내놓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승리'라고 선언할 정도의 상징적 양보를 내놓거나 혹은 협상을 복잡한 기술적 논의로 빠뜨리려 할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든 외교적 또는 군사적 행동이 북핵 프로그램을 즉각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체하는 일은 '키메라'(불가능한 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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