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한인 '개헌 선행요건' 국민투표법 개정 '불발'
국민에 양해 구하고 野에 강한 유감 밝힐 듯…개헌동력 어쩌나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와 헌법 개정안 동시투표에 필요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데드라인'인 23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지방선거 때 개헌 동시투표'도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개정시한인 23일 자정까지 국회 논의를 지켜본 뒤 미처리 시 24일 유감 입장을 표명할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며 "만일 국민투표법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낸다면 내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같이하려면 2014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현행 국민투표법의 개정 선행이 필수적이다.

특히 선거인명부 작성에 드는 행정절차나 준비시간을 고려할 때 이날 중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끝내 개정안의 시한 내 처리가 불발된다면 청와대는 깊은 유감의 메시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정무수석 또는 대변인 등 참모진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초점을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대통령 명의의 유감 메시지가 나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공약을 못 지켜 국민께 죄송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야당을 향한 유감 표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개헌안의 철회 여부도 청와대 내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헌법 130조에 따르면 국회는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헌법 개정안을 의결해야 하므로 정부 개헌안의 국회 의결 최종시한은 내달 24일이다.

정부 개헌안은 지난달 26일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중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 설혹 정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는 불가능하기에 부결 가능성 큰 국회 의결 과정을 굳이 거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개헌안 철회 선택의 이유로 거론되는 논리다.

반면, 야권의 거센 반대 속에서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스스로 거둬들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반론도 엄존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정부 개헌안 철회에 대한 청와대 기류는 찬반이 거의 반으로 나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대선 당시 주요 후보가 모두 공약했던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문 대통령이 단시일 안에는 정부안 제출 형식을 또다시 취하며 '대통령 의제'로서의 개헌 드라이브를 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남북정상회담과 5월 말이나 6월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외교·안보 현안이 즐비할 뿐 아니라 국내의 사회개혁 과제와 민생 이슈 역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개헌안 발의 때 발표한 입장문에서 "민생과 외교·안보 등 풀어가야 할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계속 개헌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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