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산은 '출자전환·차등감자' 합의 남아
인력 감축 등 비용절감 수반
생산·판매 정상화돼야

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사가 23일 자구안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하지만 지난 4년간 3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내 회생 계획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 타결이 이뤄지면 대주주인 제너럴모터스(GM)의 출자전환, 차등감자 수용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희망퇴직 등 추가 인력 감축에 들어가야 하고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개선도 시급하다.

◆ GM-산은 후속 논의에 '촉각'

GM 본사가 3조원(27억 달러)에 달하는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면 현재 17%인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율은 1% 아래로 떨어진다. 출자 전환 후에도 산은이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 거부권을 확보하려면 GM 본사 자본을 20대 1 이상 비율로 깎는 차등감자가 필요하다. GM 측이 그동안 차등감자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추후 국회 등의 설득 작업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GM은 협상을 타결짓더라도 이달 안에 지불해야 할 1조원가량의 자금을 본사에서 빌려와야 할 처지다. 자본 잠식에 빠진 한국GM은 4월 중 희망퇴직자 위로금 5000억원, 협력사 부품 대금 4000억원, 직원들 급여 약 500억원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한국GM이 신청한 창원·부평공장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청 건은 아직 정부 승인을 못 받았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에 이어 한국GM 사태도 원칙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22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정부 지원) 구조조정 원칙에 맞게 노사 간 고통분담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합의를 봐야 한다는 게 전제"라면서 "원칙대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그동안 노조와 교섭을 하면서 마진 폭의 축소, 고정비 상승, 수출 감소, 내수 부진 등을 적자 이유로 꼽았다. 군산공장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인력 감축 등 비용절감에 나선 배경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노사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원 감축, 복리후생(비급여성 인건비) 축소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M 측이 정부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기재한 고용 인원은 1만2000여 명이다.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2800여 명을 제외한 남은 1만3000명 가운데 1000명 정도 추가 희망퇴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 부평·창원공장 가동률 개선 시급

경영정상화에 나설 한국GM은 연 50만대 생산량 유지 및 흑자 전환 등이 과제로 꼽힌다.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한국GM은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 3개 완성차 공장에서 가동률 개선에 나서야 한다. 현재 트랙스를 조립하는 부평1공장을 제외한 부평2공장과 창원공장은 가동률이 절반에 그치고 있다. 부평2공장과 창원공장은 중형세단 말리부와 경차 스파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50만대를 생산한 한국GM은 3개 공장에서 내년에 37만대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13만대 줄어든 물량이다. 사측은 부평공장에서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을 개시하고, 창원공장은 2022년부터 스파크를 대체하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각각 생산할 예정이라고 노조에 전달했다. 만일 쉐보레 판매가 부진할 경우 앞으로 2~3년간 가동률 하락이 우려된다. 임단협 교섭 기간 CUV 생산 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노조 요청에 사측은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이후 쉐보레 내수는 반토막이 났다. 영업 인력이 절반으로 줄었고 소비자 불신은 커지고 있다. 사측은 당장 스파크, 말리부 등 주력 모델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5월 출시 예정인 수입산 차량 에퀴녹스 영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노사 합의가 됐다고 모든 게 끝났다는 식은 위험하다"며 "국내에선 당장 쉐보레 영업망 붕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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