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까지 가세하면 압박 최고조
국회선진화법에 막혀 민주당 반대하면 '불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23일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 법안을 공동 제출키로 하면서 정국 긴장도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산발적이던 야권의 목소리가 하나로 뭉치면서 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강해졌기 때문이다.

야 3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 6명이 처음으로 만난 이날, 불과 회동 50분 만에 '드루킹 특검 및 국정조사 요구서 공동제출' 합의를 발표한 것 자체가 야 3당의 '드루킹 공동전선'의 공고함을 짐작하게 한다.

검·경의 수사가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야 3당은 '드루킹 특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야 3당 대표·원내대표 회동 직후 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만나 공동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마련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이를 국회에 제출키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여권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드루킹 특검'을 고리로 여권의 기세를 꺾고 6·13 지방선거까지 최대한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전략적 판단도 엿보인다.

특히 정치 성향상 범여권으로 통했던 평화당까지 가세함에 따라 보수 정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방어막을 쳤던 민주당도 새로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게 됐다.

민주당은 일단 '선(先) 검·경 수사 후(後) 특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니 미진하면 특검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조건 없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특검을 한 사례가 있었느냐. 야 3당의 (일방적인) 특검 주장은 일방적 정치공세이자 쇼"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부대표의 얘기처럼 야 3당의 합의에도 실제 특검법 통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야 3당의 의석 분포는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평화당 14석 등 모두 160석으로, 현재 재적의원 293명의 절반을 훌쩍 넘겨 일단 본회의 처리 요건은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쟁점 법안의 경우 의결정족수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규정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민주당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야 3당의 특검법안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소속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의는 하겠지만 민주당이 반대한다면 사실상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해 법사위를 우회하는 방법도 있지만, 특검법안 심의에서는 전례가 없는 데다 설사 지정한다고 해도 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올릴 안건 지정을 거부할 경우 통과는 불가능하다.

다만 정의당까지 가세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특검 찬반 기류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6석의 정의당이지만 '특검 찬성'으로 선회, 야당 전체가 특검을 반대하는 민주당을 포위하는 형국이 형성된다면 여론의 기류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특검법안 제출 합의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국회 공전 사태도 분수령을 맞게 됐다.

한국당은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며 본청 앞 계단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여왔고, 바른미래당도 청와대 앞과 광화문광장에서 장외 투쟁을 전개하며 4월 임시국회는 표류해왔다.

야 3당은 합의문에 '특검이 수용되면 국회를 정상화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국회 공전의 원인과 책임을 전적으로 민주당으로 넘기며 여당을 압박한 것이다.

6·13 개헌 국민투표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고, 추가경정예산안 관철을 원하는 여당으로서는 국회 공전이 길어질 경우 결국 부담이 더 큰 것도 현실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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