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희망퇴직 후 전환배치 제시…노조 '비용 절감'에 합의

한국지엠(GM) 노사가 팽팽한 협상 끝에 법정관리행 '데드라인'인 23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뤘다.

사측이 군산공장 고용 문제에서 한발 양보하는 대신, 노조는 1천억원에 가까운 복리후생비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우선 사측은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받은 뒤 잔류 인원을 부평이나 창원 공장에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사측은 원래 근로자 100여명을 전환배치하고 여기서 제외된 근로자에게 4년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했으나 '장기 무급휴직은 해고나 다름없다'는 노조 주장을 전격 수용해 이를 철회했다.

사측은 추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이후 남게 될 근로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노조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뒀다.

잠정 합의안에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한다'는 조건을 담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군산공장에 남을 근로자들에 대해 노사가 추후 다시 합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렇듯 사측이 한 발 뒤로 물러서면서 1천억원에 가까운 복리후생비 축소를 골자로 한 비용절감 자구안 문제도 함께 풀렸다.

노조는 그동안 군산공장 고용 문제와 신차 배정 문제를 풀어야만 복리후생비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 오후 내내 이어진 마라톤협상 끝에 노조는 단체협상을 개정해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받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일부 복리후생비 혜택까지 포기한 것이다.

자가운전 보조금 지급 삭제, 사무직 일부 승진 미시행, 본인 대학 학자금 폐지, 미사용 고정연차 수당 폐지 등 이번에 노조가 양보한 복리후생비 규모는 1천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신차 배정 문제는 사측 제시안을 노조가 받아들이되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신차 확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측은 부평1공장에선 2019년 말부터 트랙스 후속 SUV 모델을, 창원공장에선 2022년부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개시한다는 안을 내놨지만 부평2공장의 후속 모델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노조는 부평2공장의 말리부 대체 모델이 필요하다며 사측이 구체적인 후속 계획을 들고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부평2공장 특위 구성을 전제로 사측 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대신 교섭이 끝난 뒤 부평2공장 특위를 구성·운영하며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위는 노사가 한국GM 경영정상화 계획과 성과를 논의키로 한 미래발전위원회 산하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GM의 법정관리 데드라인을 불과 57분 앞둔 이날 오후 4시 3분께 잠정 합의를 이뤘다.

당초 GM 본사는 20일을 법정관리 데드라인으로 언급했지만, 노조가 교섭을 이어가겠다고 하자 이사회의 법정관리 신청안 의결을 이날 오후 5시까지로 유예했다.

노조는 이달 25∼26일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