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인수합병(M&A) 실패 여파로 글로벌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 이사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2대 주주(27%) 지위를 유지하면서 최대 주주인 호르헤 파울로 레만 3G캐피털 회장과 손잡고 전 세계 식품 기업 사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 퇴임은 크래프트하인즈가 지난해 유럽 식품·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 인수에 실패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버핏 회장은 2013년 브라질 최고 부호인 레만 회장과 함께 하인즈를 230억달러(약 25조원)에 인수했다. 이어 2015년에는 480억달러(약 53조원)를 들여 크래프트를 인수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해 거대 식품 기업을 탄생시켰다.

이 여세를 몰아 작년엔 1430억달러를 투입해 유니레버를 인수하려 했지만 영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실패했다. 그 여파로 크래프트하인즈 주가는 1년 전보다 30%가량 하락한 상태다.
버핏 회장은 적대적 M&A에 대한 자신의 소극적 태도가 유니레버 인수 실패로 이어졌다고 여겨 이사직을 사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버핏 회장은 벅셔해서웨이를 통해 크래프트하인즈 지분을 계속 보유할 방침이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레만 회장의 3G캐피털 주도로 버핏 회장의 지원을 받아 펩시그룹 등 대형 M&A에 나설 예정이다.

3G캐피털은 과거 맥주회사 AB인베브를 인수한 뒤 프린터 사용을 통제할 정도로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크래프트 인수 후에는 하루 만에 임원 12명 중 11명을 내보내는 등 냉혹한 경영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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