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범 농사펀드 대표

농가 400여곳이 생산자로 참여
믿을만한 농산물 찾는 소비자 연결
"플랫폼 등 年매출 10억 이상"

박종범 농사펀드 대표(왼쪽)와 직원들이 농부(가운데)와 농사일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가족 먹거리가 고민인가요. 그럼 농부에 투자하세요.”

농사펀드는 농부에게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농부의 영농 계획을 보고 투자한다. 투자금은 영농 자금이 된다. 투자자는 그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을 수익금(리워드) 대신 받는다. 1주일 만에 받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몇 달을 기다린 뒤 수확해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나름의 철학을 갖고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믿을 만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연결한다.

박종범 농사펀드 대표는 농업·농촌 기획 분야에서만 16년간 몸담았다. 농촌넷에 입사해 지역 축제와 마을 컨설팅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보화마을 운영사업단과 농산물 프랜차이즈인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했다. 농사펀드를 만든 건 2014년. 그의 계획을 들어봤다.

▶농사펀드 실적은 어떤가.

“빠르진 않지만 매월 성장하고 있다. 농사펀드 플랫폼 연 매출이 5억~6억원, 컨설팅 등 기타 매출이 4억원가량 난다. 농가 400여 곳이 투자를 받는 생산자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자가 될 수 있는 가입자 수는 1만5000명 정도. 상거래 측면에서 보면 많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진성 고객이 많다. 가입자 중 60%는 펀딩에 참여했고 상위 20%는 1년에 평균 11번 이용한다.”

▶다른 농산물 쇼핑몰과 다른 점은.

“왜 이 농부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다. 그게 핵심 경쟁력이자 차별점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도구는 계속 새로워질 수 있지 않나. 핵심은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가 농부의 계획을 믿게 하는 것, 믿고 돈을 써보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거다.”

▶농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지역에서 자기 철학을 갖고 안정적으로 농사짓고 싶어하는 농민이 많다. 그런데 현실은 항상 불안하다. 농사를 시작할 때 빚을 져서 현금 없이 생활하다가 가을에 작물을 팔아서 빚을 갚는 구조다. 자금 흐름이 안 좋다. 계획적인 게 안 된다. 많이 팔아주는 것도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자금 흐름을 역전시키는 거다. 그 방법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농부가 투자받은 돈으로 걱정 없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어떻게 가능한가.

“본인의 농사를 응원하는 100~200명 정도의 소비자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농부와 소비자가 서로에게 ‘덕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농사펀드는 중간에서 ‘이 농부가 왜 이렇게 농사를 지을까’하는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들려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 기획은 뭔가.

“발색제를 뺀 명란을 시도했는데 성공적이었다. 부산 덕화푸드와 함께했는데, 시장 반응이 좋았다. 잘돼서 정규라인화했다. 명란시장에 잠재소비자가 많은데 명란에서 발색제를 빼보자고 했다. 개선하는 과정을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주자고 했다.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만 응원하는 사람이 생길 거라고 봤다. 결국 잘돼서 발색제뿐 아니라 저염 명란, 첨가물 다 뺀 명란까지 나왔다. 부산에 브랜드숍까지 생겼다. 대안의 시도들이 주류 시장으로 진출한 거다.”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농협이 하는 일을 조금씩이라도 대체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농협이 하는 게 크게 교육, 금융, 유통이다. 지금 농사펀드가 하는 크라우드펀딩은 유통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대출형 P2P(개인 간 대출 서비스)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FARM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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