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물 미국 국채의 수익률(금리) 차이(스프레드)가 10여년만에 가장 좁혀졌다. 장단기물 수익률 역전은 통상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기에 항상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미 정부가 올해 세제개혁을 통해 세원잠식세(BEAT)를 도입한 뒤 뉴욕의 해외 은행의 지점들이 본점에서 차입하기보다 미국에서 단기 채권을 발행하면서 단기 채권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오른 탓이란 분석도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5.3bp(1bp=0.p1%포인트) 오른 2.867%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4bp 상승한 2.429%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이며 올해 2월 14일 이후 하루 최대 오름폭이다.

이에 따라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43.8bp가 됐다. 이는 2007년 9월 이후 가장 좁혀진 것이다. 지난해 말 그 격차가 125bp에 달했지만, 이제 40bp 이하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최근 2년물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 채권은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2년물의 경우 미 재무부가 단기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고, 세원잠식세 때문에 본점 차입이 어려워진 뉴욕의 해외 은행 지점들이 단기 채권 발행을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Fed가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도 단기 채권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10년물은 재무부 발행량이 예상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다, 2% 후반 수익률로 인해 해외 장기 투자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단기물 수익률이 장기물보다 높아져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1960년 이후로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9번 발생했으며 이후 7번 침체가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5~2006년 미 국채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가 30bp에서 제로(0)로 하락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렸으며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가 40bp에서 0으로 가는데도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 내정자는 전날 "수익률곡선 역전은 강력한 경기 침체 신호"라며 "수익률 곡선이 바뀌면 진지하게 받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Fed의 금리 인상기에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전형적인 현상이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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