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매출 600억 넘보는 남성 패션기업으로 성장

'레드오션' 오픈마켓서 나와
유통마진 줄이고 품질에 투자

제품 광고비·손익까지 알려
브랜드 신뢰 향상으로 연결

야구팀 후원 등 男고객 집중
이병철 대표 "화장품 사업 진출"

이병철 대표가 ‘생비스 Z208 컴포르타 엘더’ 신발을 소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생산원가 2만9528원(59%), 노무비 4079원(8.19%), 광고비 2241원(4.45%), 기타경비 4432원(8.98%), 합계원가 4만295원.’

칸투칸 사이트에서는 4만9800원짜리 신발을 사면 회사가 이익(9505원)을 얼마 남기는지를 볼 수 있다. 칸투칸은 ‘생비스 Z208 컴포르타 엘더’란 신발을 팔아 그동안 누적으로 6억3451만원을 남겼다는 것도 공개했다.

2005년 신발 등 아웃도어용품 업체로 시작한 칸투칸은 올해 매출 600억원을 넘보는 회사로 성장했다. 주요 고객을 30~50대 남성으로 좁히고 원가 공개 등을 통한 ‘신뢰 마케팅’을 한 것이 성장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오픈마켓 탈출한 것이 시작

부산 본사에서 만난 이병철 칸투칸 대표는 “2008년 겪은 어려움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칸투칸은 G마켓과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판매했다. 수십만 개의 제품 속에서 칸투칸이란 브랜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좀 팔려도 판매가의 9~10%를 수수료로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칸투칸 경영진은 자체 온라인몰을 개설해 빠져나왔다.

수수료 등 유통마진이 사라졌다. 이 돈은 질 좋은 재료에 사용했다. 이 대표는 “같은 6만원짜리 신발이라면 유통마진이 적고 생산원가가 높은 칸투칸 제품의 품질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비자도 칸투칸의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공정도 개선했다. 이 대표는 “품질이 안정되자 소비자는 제조원가를 살피기 시작했다”며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입소문이 났다”고 설명했다.
◆제조원가를 마케팅에 활용

제조원가를 마케팅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2014년 초였다. 이 대표는 “그때 임원들은 원가 공개에 찬성했는데 오히려 신세대인 20대 젊은 직원들의 반대가 많았다”고 전했다. 결정은 비교적 단순했다. “주 소비층(30~50대)과 임원진의 연령대가 더 비슷해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산원가, 노무비, 광고비, 손익까지 공개했다. 처음에는 원가율이 76%로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아쿠아슈즈(모델명 아쿠와이어)부터 시작했다. 2015년엔 이를 전 품목으로 확대했다. 아쿠와이어는 80만 켤레가 판매됐다. 이 대표는 “원가와 마진을 공개한 이후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고전략도 ‘포기와 집중’

이 대표는 구매 후기를 즐겨 읽는다. 그는 “아내가 사주는 옷만 입던 남성 소비자가 칸투칸 덕에 쇼핑의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할 때 기분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고객층을 30~50대 남성으로 좁힌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2012년 35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51억원으로 늘었다. 마케팅도 포기와 집중이다. 칸투칸은 남성들을 홈페이지로 끌어들이기 위해 프로야구팀 NC 다이노스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페이스북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쇼핑의 재미에 눈뜬 남성 소비자가 구매하기 쉬운 가성비 높은 생활용품들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약 비누 등 생활용품부터 외식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또 화장품도 판매 준비를 마친 상태다.

부산=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