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수시화는 굉장한 관심 사안"
문 대통령 의지 반영된듯…2007년에도 정상회담 정례화 의지 보여
정상회담 합의문의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 확인


청와대가 오는 27일 예정된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판문점에서의 남북 정상 간 회담을 정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우리 측이 강하게 요구했으나 북한 측이 난색을 표해 무산된 사안이어서 '판문점 정상회담'이 정례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앞으로는 정상회담이 특별한 사건처럼 진행되는 대신 정례적으로 진행되고,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한 관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 판문점 회담이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체의 의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의제에 집중한 실질 회담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문제에 대해 남북 간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희로서는 중요한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남북은 친서 교환이나 특사 파견처럼 복잡하고 의례적인 형식을 거쳐 상호 의사를 교환해 왔다.

이 과정에서 특사의 격(格)이나 방문 형식 등 본질적인 내용이 아닌 형식적인 부분에서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군사적 충돌 위기와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는 신속한 의사소통 수단이 없어 안정적인 상황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남북 어느 쪽에서든 접근성이 좋은 판문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그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앞으로 판문점 정상회담이 정례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임 실장은 "판문점에서 수시·정례 회담이 열리게 되면 남북 간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실무나 고위급 선에서는 잘 안 풀리는 문제 하나만을 놓고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타결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회담의 정례화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기로 한 것은 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정상회담준비위원장이었던 문 대통령은 당시에도 정상회담 정례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저서 '운명'에서 북측과의 실무 합의문을 받아들었을 때를 회고하며 "우리가 욕심을 냈던 것이 거의 들어가 있었다.

딱 하나 빠진 게 있다면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기술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부터 거기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임하는 다음 정부의 자세가 우리보다 못할 것을 예상하면 그렇게까지 해 둬야 남북관계의 후퇴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북한의 반대로 정상회담 정례화가 무산됐다고 한다.

북측은 정상회담 정례화라고 하면 남북이 교대로 방문하는 것을 상정하는데 아직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할 상황이 아니라며 난감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이 회담 장소가 되면 과거 북한에서 제기한 난점도 해결 가능하다.

남북 간 중립지대인 판문점은 양측이 정치적 부담을 덜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 어떤 형식으로 도출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남북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남북 정상이 확인한다는 내용은 핵심 조항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임 실장은 "정상 간 합의의 결과물이 어떤 형식이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되지 않았으나, 저희는 공동선언 형식이 됐으면 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남북 정상이 분명히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사단이 갔을 때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더라도 정상끼리 만나서 직접 확인하고 명문화하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할 경우,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논의의 폭이 한층 깊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 정상이 확인한 한반도 비핵화의 의지가 굳건할수록 북핵 폐기와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보장해주는 문제가 속도감 있게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의 '실질적 비무장화' 등도 다뤄질 예정이다.

임 실장은 "비무장지대의 실질적 비무장화는 실무적인 논의만으로는 결론을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정상회담에서 마무리할 필요가 있고,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중요한 의제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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