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와 협업 프로젝트 시리즈 신작 출간

생일을 주제로 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버스데이 걸'(비채)이 번역 출간됐다.

작가는 2002년 생일과 관련된 영미권의 단편소설들을 묶어 앤솔로지 작품집 '버스데이 스토리스'를 일본과 영미권에서 펴냈는데, 당시 자신이 직접 쓴 단편도 하나 넣었다.

'버스데이 걸'은 작가가 작년에 이 작품을 따로 책으로 내면서 다시 쓴 것으로, 한국에는 처음 소개된다.

이 책은 하루키가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와 협업해 소설에 일러스트를 더한 책이다.

두 작가의 협업 '소설×아트' 프로젝트는 독일 측에서 먼저 제안해 시작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그동안 하루키의 소설 '잠', '이상한 도서관', '빵가게를 습격하다'가 멘시크와의 협업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이번 작품 '버스데이 걸'은 짧은 이야기 속에 인생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을 담은, 나름의 무게가 있는 소설이다.

짧은 분량 안에도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를 곳곳에 심어놓으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고 나가는 하루키 특유의 솜씨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화자가 '그녀'로 지칭되는 한 여성으로부터 그녀의 스무 살 생일에 있었던 일을 듣는 액자 구조의 이야기다.

그녀는 스무 살 생일 저녁에도 아르바이트 일을 하던 레스토랑에 나가게 된다.

그날따라 레스토랑 매니저가 갑자기 아파 병원에 가게 되고, 그녀는 매니저를 대신해 사장 사무실로 저녁식사를 갖다주게 되면서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사장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사장은 그녀에게 잠시 대화를 청하고, 이야기 중 그녀가 오늘이 생일이라는 사실을 밝히자 그녀에게 선물로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녀의 소원은 과연 이뤄졌을까.

그녀는 이를 궁금해하는 화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란 어떤 것을 원하든, 어디까지 가든, 자신 이외의 존재는 될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것. 단지 그것뿐이야." (본문 57쪽)
하루키는 이 책을 내면서 '작가 후기'로 "모든 사람이 일 년 중에 딱 하루, 시간으로 치면 딱 스물네 시간, 자신에게는 특별한 하루를 소유하게 된다.

부유한 자도 가난한 자도, 유명한 사람도 무명의 사람도, 키다리도 땅딸보도, 어린이도 어른도, 선인도 악인도, 모두에게 그 '특별한 날'이 일 년에 딱 한 번씩 주어진다.

매우 공평하다.

그리고 사안이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공평하다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 아닐까"라고 썼다.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인 양윤옥이 옮겼다.

64쪽. 1만3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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