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레이트 대표서 사임
관여한 가상화폐 플랫폼
지퍼 공동대표서도 제외돼

P2P금융協 "미드레이트 이사회사 자격 박탈"

이승행, 경력도 허위 의혹
SK건설 "1년만 근무했다"
이 前 대표 학력·경력 믿고
투자한 사람들 피해 우려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사진)가 허위 학력·경력 논란으로 대표이사에서 사임했지만, 이 전 대표가 관여한 가상화폐 플랫폼 지퍼(ZPER)는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한 자금모집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허위 학력 기재를 인정해 지퍼 공동대표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지퍼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내세운 학력과 경력을 믿고 투자를 결정한 사람도 많은 만큼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본지 4월16일자 A14면 참조

◆수차례 허위 경력도 앞세워

이 전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를 졸업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MBA를 마쳤다는 허위 학력 논란에 더해 허위 경력을 내세웠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2016년부터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립대를 졸업한 뒤 월트디즈니컴퍼니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업무를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그는 2009년 8월24일부터 12월11일까지 단국대와 플로리다주립대가 맺은 ‘교환 후 인턴 과정 프로그램’만 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국대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다문화 간 소통에 관한 수업을 일부 수강한 뒤 월트디즈니 테마파크와 리조트에서 상점 내 물건 판매, 놀이기구 안내 및 운영 등의 일을 했다”고 전했다.

SK건설 재직 기간과 맡았던 업무도 그의 얘기와 달랐다. 그는 2016년 12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2011~2015년 SK건설에 재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그가 2011년 1년간 해외계약팀에서 근무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이후 그의 약력에서 근무 경력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P2P협회 미드레이트 퇴출 검토
P2P금융업계는 이 전 대표와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미드레이트의 이사회사 자격을 박탈했다. 협회 관계자는 “학력 위조 논란이 협회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며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를 보고 미드레이트 회사 자체를 협회에서 영구제명할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퍼 측은 지난 15일 밤 “신뢰가 생명인 금융산업, 특히 ICO 과정에서 허위 학력 문제가 불거져 나온 점은 그 어떤 말로도 이해와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상황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지퍼 프로젝트에서 전면 제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드레이트도 비슷한 시간에 “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신규식 이사와 백승한 이사가 앞으로 서비스를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퍼코인 투자자 구제 어려워

지퍼 측은 오는 23일 지퍼코인의 ICO를 예정대로 할 계획이다. 지퍼 측은 이를 위해 18일 ICO 관련 긴급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전판매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원할 경우 조건 없이 환불해주기로 했다. 지퍼 측은 지난달 지퍼코인의 사전판매를 진행해 2만8000이더리움(약 150억원)을 모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제외되더라도 지퍼에 상당한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당초 계획 물량과 상관없이 팔리는 만큼만 지퍼코인을 발행하기로 하는 조건을 걸 정도로 지퍼 측이 ICO를 서두르는 데는 목적이 있지 않겠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민규 법무법인 조율 변호사는 “지퍼가 환불해준다 하더라도 이더리움 값이 떨어져 완전한 보상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와는 별개로 이 사건이 형사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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