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무력 개입 메시지 던졌지만
아사드 정권도, 내전 상황도 변치 않을 것
필요한 건 시리아 세력 간 지역·이권 분배

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

불안한 정전 상태를 유지하던 7년간의 시리아 내전이 다시 불붙었다. 미국이 영국, 프랑스와 함께 지난 14일 오전 시리아 핵심 군사시설에 전격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달 초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거점인 두마 지역에 퍼부은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한 데 대한 응징 성격이다.

오랫동안 국제사회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민간인을 겨냥한 화학무기 공격을 강하게 비난해 왔고, 핵무기 사용에 못지않은 레드라인으로 설정해 왔다. 작년 4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했을 때도 미국은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퍼부음으로써 즉각적인 대응 의지를 보여줬다. 이번 미·영·프 3국 합동 공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화학무기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기 직전에 전격적으로 감행됐다는 점에서 시리아 내전 개입 의지보다는 인도적 몸짓의 성격이 강하다.

우선 시리아 내전은 러시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정부군의 우세로 이미 결정이 난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40여 개 반군 연합조직은 분열돼 있고, 이슬람국가(IS) 궤멸 이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맹방인 터키마저 시리아 전선에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춤으로써 미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중동에 개입한 이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 번째 맛보는 처절한 실패다. 그래서 이번 미국의 공습도 러시아의 군사 대응을 막기 위해 공격 범위를 화학무기 관련 시설에만 집중했고,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시설을 겨냥하지 않았다. 더욱이 미사일 100여 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일회성 집중 공격에 그침으로써 시리아 정권교체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에서 발을 빼고자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미국은 필요하다면 국제사회, 특히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언제든지 시리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선례와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러시아와 이란은 예상대로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공습을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주권국가에 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심지어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우는 시리아 반군조직들조차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반군 핵심조직인 시리아협상위원회 대표 나스르 알 하리리도 “이번 공격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그 대신 재래식 무기의 무차별 사용을 재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화학무기만은 안돼요, 다른 좋은 무기로 사람 죽이세요’라고 하는 것은 인류 공동체에 대한 또 다른 수치”라고 혹평했다. 지금까지 시리아 전체 인구 2200만 명 중 1300만 명이 난민이 되고, 50만 명 가까운 무고한 민간인이 죽어나가는 상황에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다가 화학무기 공격에 갑자기 호들갑을 떠는 서방세계와 언론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그동안 러시아와 시리아 정권은 반군 세력과의 전쟁을 ‘대(對)테러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서방의 비도덕성과 테러집단과의 야합을 부각시켜 왔다. 이는 시리아 반군 핵심에 국제테러조직인 IS와 급진 이슬람 조직인 알 누스라 같은 준테러세력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리아 내전이 아랍 민주화 시위의 연장선도, 독재정권 제거를 위한 민주화 투쟁도 아니라 치졸하고 복잡한 강대국들의 이권과 경쟁의 플랫폼으로 변질돼 버린 슬픈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미국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독재정권은 건재할 것이고 러시아와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이 계속 내전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전이든 휴전이든 전쟁을 일단락 지어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 정부군, 반군, 쿠르드인 사이에 적절한 지역 분할과 경제적 이권 분배가 협상을 통해 조금씩 진척을 봐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빠지고 러시아와 독재정권이 주도권을 잡는 시리아의 미래는 더욱 암담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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