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 펀드 70개 중 13개

장기 투자·포트폴리오에 강점
EMP 펀드 1년 수익률 11.59%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는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MP 펀드는 일반 공모 펀드보다 수수료가 싸고, ETF보다 자산 배분이 쉬워 주목받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새로 나온 공모형 펀드 70개 중 13개가 EMP 펀드였다. 29개로 최다였던 ETF 다음으로 많았다.

운용사들은 최근 앞다퉈 EMP 펀드를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한국과 베트남, 인도, 중국의 ETF에 분산투자하는 ‘KB KoVIC펀드’를 선보였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10일 국내 ETF 상품 전체를 분석한 뒤 5종을 선별해 투자하는 ‘하이자산운용EMP랩’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일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 등 4차산업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가려내 운용하는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펀드’를 발행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국내 스마트베타와 섹터 등 주식형 ETF를 활용해 자산배분을 하는 ‘삼성EMP코리아알파’를 출시했다.

EMP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12%, 최근 1년 수익률은 11.59%를 기록했다. 국내주식형 ETF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0.65%, 최근 1년간 19.07%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사모형·일임형을 중심으로 EMP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10월 국내 연기금 중 처음으로 EMP 펀드에 1000억원을 위탁한 데 이어 올해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우정사업본부도 올해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EMP 펀드로 운용하기로 하고 지난달 운용사 4곳을 선정했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해외주식 위탁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국민연금도 EMP 펀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공모형 EMP 펀드에 맡긴 돈은 1조9694억원 수준이다. 국내주식형 ETF(18조6199억원)에 비해 크게 작고, 해외주식형 ETF(1조9656억원)나 공모주펀드(2조1086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자, 포트폴리오 투자보다 개별 단품 투자를 많이 하는 개인들의 투자 성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21.76%를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시장 변동성이 줄어드는 올해 상황에서는 종목을 잘 고르는 것보다 가진 자산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윤 본부장은 “EMP는 장기 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며 “개별 종목 매매로 일희일비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자산가들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ETF와 ETN은 코스피200지수 등 각종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거래소에는 ETF가 354개, ETN이 189개 상장돼 있다. 세계 ETF 시장에 상장된 상품은 5400개가 넘는다. EMP 펀드는 이런 상품 중 운용사들이 선별한 것을 담는다. 여러 ETF와 ETN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EMP 펀드가 자산관리와 연계돼 활성화돼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ETF 시장이 성숙하면서 개별 ETF 출시보다 ETF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개발이 운용사들의 새 먹거리가 되고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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