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쏟아져 '마이너스 웃돈'

분양 땐 월세 100만원 부푼 꿈
입주 시작하자 40만원으로 '뚝'

2020년까지 1만4000여 실 입주
물량·현장 확인 안한 '투자 실패'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고 있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미사역(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 일대. /민경진 기자

올 들어 오피스텔 입주가 시작된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이곳 원룸형(전용면적 20㎡ 전후)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이다. 창문이 주변 건물에 가로막힌 타입의 월세는 30만원대로 떨어졌다. 2년 전 분양 때 일부 건설회사는 1000만원에 60만원은 받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막상 입주가 시작되자 월세는 예상치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분양가가 1억2000만원 전후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 수익률은 4%다. 공실 세금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연 3%대에 그친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2~3년간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1만6000여 실에 달하는 입주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다. 실망한 일부 투자자가 분양가보다 1500만원까지 낮춘 급매물을 던지고 있다.

◆마이너스피 1500만원

16일 미사강변도시 내 중개업소에 따르면 오피스텔 급매물은 분양가보다 1500만원 낮은 수준에 나오고 있다. 망월동 A 오피스텔 전용 18㎡ 급매가는 1억500만원이다. 분양가보다 1500만원 낮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예정)과 가까운 B 오피스텔 전용 23㎡ 물건은 분양가 1억4000만원보다 1200만원 내린 1억2800만원에 매수인을 찾고 있다. 하남시 망월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소유주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털고 가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을 여러 실 분양받은 투자자도 ‘손절매’에 나섰다. 서울에 사는 A씨는 2015년 이 오피스텔 전용 18㎡ 4실을 분양받았다. 중도금과 잔금 대부분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할 생각이었다. 분양 당시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정도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세 세입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국 물건 일부를 분양가보다 500만원 내려 내놨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형적으로 많은 공급량
미사지구에는 다른 어떤 신도시·택지 개발지구보다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많다. 2020년까지 망월동에만 1만4000여 실의 오피스텔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이곳 미사 강변도시의 중심상업지역과 한강변 일반상업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선 오피스텔이다. 이는 내년 6월까지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3만4000여 가구의 40%를 웃도는 숫자다.

다른 신도시 중심·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선 건물들은 전체를 상가점포로 꾸미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곳 건물들은 2~3층까지만 상가를 배치하고 그 이상엔 오피스텔을 들였다. 오피스텔이 기형적으로 많은 이유다. 이들 오피스텔 입주는 올해부터 3년간 계속된다. 입주는 지난 2월 시작됐다. 1분기 1200여 실이 입주했다.

◆“투자자들, 현장 확인 안 해”

미사 강변도시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건설사 중 상당수는 모델하우스를 일부러 서울 강동구나 송파구에 만들었다.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현장을 와볼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A사 대표는 “현장에 와서 공급물량, 예상 월세수준 등을 점검했다면 선뜻 계약하지 않은 이도 많았을 것”이라며 “신기하게도 투자자가 계약을 먼저 한 뒤 현장에 찾아오는 패턴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통상 1억원 전후 여윳돈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사려는 이들의 층이 가장 두텁다”며 “분양 가격이 만만하다 보니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계약한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수요층 얇다” 지적도

통상 오피스텔은 업무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자리잡는다. 강남 테헤란로, 서울 광화문, 마곡지구, 문정지구 등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촌은 하나같이 대형 업무지구를 끼고 있다. 업무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유흥업종 종사자가 주된 수요층인 까닭이다.

하지만 미사지구는 업무지구까지 갖춘 자족형 도시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일부 자족용지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넘치는 물량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외부 유입도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남선 연장사업은 계획보다 2년 늦은 2020년 개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 강동구·송파구 등과 연계된 버스 노선도 있지만 환승과 이동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 주 수요층은 청년층”이라며 “대중교통 여건이 나쁘면 임대료가 올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민경진 기자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