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힐만 크레디트스위스 홀트 글로벌리서치 헤드

탄소 배출량·작업환경 등
다양한 지표로 기업 평가

투명한 지배구조기업가치 창출
주가 상승 선순환으로 이어져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ESG 투자기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이에 대비가 필요합니다.”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톰 힐만 크레디트스위스 홀트 글로벌리서치 헤드(사진)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의 82%가 ESG 투자 기법이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만 헤드는 64개국, 2만 개 기업의 30년치 재무제표를 분석해 투자전략을 제안하는 크레디트스위스의 홀트(HOLT)를 활용한 리서치를 총괄하는 책임자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ESG 투자기법을 설명하기 위해 방한했다.

ESG란 기업이 얼마나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에 기여하며 지배구조(governance)가 투명한지를 근거로 투자하는 기법을 말한다. 홀트에서는 이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지표를 제공한다. 먼저 환경 부문에서는 탄소배출량으로 기업을 평가한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탄소배출량이 적은 기업에 투자하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힐만 헤드의 설명이다.

사회적인 측면은 보다 복잡하다. 그는 “소셜미디어 회사는 개인정보를 잘 지키느냐가 사회적 기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고, 제조업은 종업원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느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업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해 평가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ESG 투자기법 중 크레디트스위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배구조다.

투명한 지배구조가 새로운 기업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 발전과 주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을 만든다고 판단해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배구조를 평가하기 위해 경영자를 평가하고 보수를 산정하는 기준이 회사 성장 방향과 일치하는지,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힐만 헤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 단계는 대차대조표를 정리하는 것”이라며 “주주에겐 필요하지 않지만 오너에겐 필요한 주식, 부동산 등은 회사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 기업들이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ESG 투자 기법을 적용하기엔 부족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경영자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면 얼마를 보상받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가 공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힐만 헤드는 “ESG 투자에 대해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공시 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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