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심 차게 개발한 광역알뜰교통카드가 16일 세종시에서 첫선을 보였다.

광역알뜰교통카드는 서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전후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이동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카드다.

기본적으로 정기권 카드가 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보행·자전거로 쌓은 마일리지를 통한 할인율이 최대 20%여서 최고 30%의 할인율을 제공한다.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은 이날 김현미 장관과 이춘희 세종시장, 국토부 직원, 세종시민 등 150여명과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체험했다.

이날 행사는 정부세종청사 안내동에서 5분가량 걸어서 세종청사 남측 간선급행버스(BRT) 정류장까지 간 뒤 버스를 타고 15분 달려 국책연구단지 BRT 정류장에서 내리고는 다시 5분 정도 걸어 국책연구단지 건물에 도착하는 경로로 짜였다.

일행은 출발 전 '보행 자전거 마일리지'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스마트폰과 광역알뜰교통카드를 받았다.

물론 스마트폰은 행사 후 회수됐다.

앱은 걷거나 자전거를 탄 데 따른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위한 도구이며, 교통카드는 말 그대로 버스를 타는 데 필요한 카드다.

체험단은 정부세종청사 안내동 앞에서 출발하기 전 앱을 켰다.

그러고는 '적립하기' 버튼을 누르고 다시 '걷기'와 '자전거' 항목 중 '걷기'를 선택했다.

일행이 도보로 이동하자 앱은 이용자가 얼마나 걷고 있는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걸으니 이동거리와 함께 적립액이 10원, 20원씩 늘어났다.

세종청사 남측 BRT 정류장까지 걸어간 거리는 347m, 마일리지 적립액은 40원이었다.

정류장에서 도착해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정류장 QR코드를 찍었다.

그러자 걷기 마일리지 적립이 중지됐다.

일행은 정류장에 대기 중이던 900번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지급받은 카드로 요금을 결제했다.
15분간 세종시내를 달린 버스는 금강 건너편 국책연구단지 BRT 정류장까지 이동하고서 일행을 내려줬다.

버스에서 내린 체험단은 다시 앱의 마일리지 적립 기능을 켜고 5분가량 국책연구단지까지 걸어갔다.

이를 통해 다시 마일리지가 쌓였고, 최종 마일리지는 621m에 71원으로 찍혔다.

이날 버스를 타기 전후로 총 621m를 걸었고, 이를 통해 71원을 얻은 셈이다.

앱은 이용자가 걸을 때 보행 수와 GPS를 통한 위치파악 등으로 이동 거리를 계산·보정한다.

안석환 국토부 교통정책조정과장은 "집에서 미리 앱을 켜고 있거나 일부러 마일리지를 늘리려고 돌아가는 등 필요 없이 이동하는 것은 시스템으로 다 잡아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마일리지는 이후 카드를 재충전할 때 쓸 수 있다.

아직은 개발 단계라 카드와 앱이 직접 연동되지는 않았다.

걷기 마일리지는 하루 2㎞까지 총 4회 이용할 수 있다.

1회 최대 230원까지 적립된다.

자전거는 이동 거리당 부여되는 마일리지가 걷기의 절반 수준이다.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매우 꼼꼼한 성격이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걷기 시작할 때 앱을 켜고, 버스나 지하철 정류장에 도착해서는 정류장의 QR코드를 인식해야 하는 등 이동 경로마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출퇴근 시간에 정류장 등에 인파가 몰렸을 때 QR코드를 찍느라 혼잡이 빚어질 것 같기도 했다.

아직 광역교통카드가 완전히 틀이 잡힌 것은 아니기에 개발 단계에서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체험단에 참여한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교통비 지출이 은근히 부담될 수 있는데, 정기권으로 할인받고 마일리지로 추가 할인을 받는 데다 일부러라도 걸어 다니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 제도는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대중교통과 보행,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고 승용차 이용은 자연스럽게 억제해 도시에 지속 가능한 교통체계를 발전시키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