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로 정의 불가한 장르다.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로 이어지고 마지막은 스릴러로 장식된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영화 '살인소설'이 스크린에 신세계를 펼친다.

'살인소설'(감독 김진묵)은 유력한 차기 시장후보로 지명된 남자가 우연히 의문의 남자를 만나면서 누군가 설계한 함정에 빠져 겪게 되는 충격적인 24시간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16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는 김진묵 감독과 배우 지현우, 오만석, 이은우, 김학철, 조은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날 김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를 쓴지 8년이 넘었는데도 내가 느끼기에 사회와 정치인은 큰 변함이 없다"며 "관객 분들이 많이 봐주시고 (6월 지방선거 때) 어떤 정치인을 뽑을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살인소설'에 대해 "한 단어로 규정짓기 힘들다"며 서스펜스 스릴러뿐만 아니라 블랙코미디 장르로도 잘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살인소설' 김진묵 감독

지현우는 극 중 선악의 경계를 알 수 없는 소설가 김순태 역을 맡았다. 모든 계획의 완벽한 설계자로 경석을 함정에 빠뜨려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몰고 가는 인물이다.

오만석은 야망과 위선으로 뭉친 차세대 정치인 이경석으로 분했다. 안하무인 부인과 무서운 장인 사이에서 찍소리도 못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그 어떤 굴욕도 참아내는 인물이다.

이 외에 이은우는 경석의 불륜녀 이지영을, 김학철은 경석의 장인이자 비리의 온상인 3선 국회의원 염정길을, 조은지가 경석의 부인 염지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현우는 "연기를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순태가 소설을 쓰면서 그 소설의 주인공들이 실제로 앞에서 대사를 했을 때, 소설보다 뛰어난 이야기를 할 때 쾌락을 느끼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미소를 지으면서 긴장감을 놓지 않는 것"이라며 "입은 웃고 있어도 눈은 호기심이 가득한 느낌을 갖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지현우

오만석은 "보통 부패한 정치인 역할은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짜서 원하는 대로 이뤄가는데 경석은 순간순간을 모면하기 바쁘다 보니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계속 잘못하게 된다"며 "혼자만 피해 가려는 나쁜 습성이 잘 드러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한 걸 보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고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스토리가 좋고 재미있는 영화라 내가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걱정이 있다"고 털어놨다.

스토리는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을 배경으로 긴박하게 펼쳐진다.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와 더불어 쉴 새 없이 꼬이고 꼬이는 사건들이 전개돼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살인소설'이라는 제목처럼 단순히 스릴러일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극은 한국 사회의 부패를 풍자하고 정치 현실을 신랄한 블랙 유머로 풀어내 재미를 선사한다. 자신이 최고인 줄 아는 정치인의 막다른 상황과 그에 맞는 대사들은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오만석

캐릭터가 취하는 행동에 대한 설명은 약간 부족한 면이 있어 조금의 아쉬움을 안긴다. 그럼에도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는 관객에 충분한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김학철은 "감히 자부심을 갖고 말씀드린다. 세계적인 영화가 나왔다"며 "이런 영화들이 풍성해지길 바란다. 거대하고 스펙터클한 영화만 있는 게 아니라 마음 속 잔잔한 물결도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기보다는 재미있게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오만석은 "서스펜스 스릴러로 홍보되고 있지만 블랙코미디 성격도 잘 전달돼서 관객들이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살인소설'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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