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지도자, 휴전선 넘어 남한 영토를 밟는 것 최초"
아리랑TV 외신기자들이 본 '판문점'
‘2018 남북정상회담’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2018 남북 정상회담 표어는 '평화, 새로운 시작' (사진=연합뉴스)

◆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이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남북한 군인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유일한 장소로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가장 생생하게 볼 수 있는 판문점.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개최지이자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남측 방문지로 선정된 만큼, 이제는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신 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의 스타니슬라브 바리보다(Stanislav Variboda)기자는 “(판문점에) 마지막으로 방문한건 1년 전이었다. 다른 외신 기자들과 단체로 갔었다”면서 “지구상에서 분단의 아픔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남북한의 뚜렷한 대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고 방문 당시의 감상을 전했다.

이전의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것과는 달리 판문점에서 열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란 프레스TV의 프랭크 스미스(Frank Smith)기자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휴전선을 넘어 남한 영토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북한이 개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기에 상징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이 마지막으로 개최된 지 벌써 11년이나 됐다. 김 위원장은 불과 2주 전에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전까지는 그동안 외국 지도자들과의 접촉이 전혀 없었다. 북미 정상 회담을 앞두고 이번 남북 정상 회담은 여러 가지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 판문점부터 베를린 장벽까지, 분단의 상징이 된 장소들

공식적으로는 남과 북, 그 어느 쪽에도 속해있지 않은 지역인 판문점.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이곳에서 맺어지면서 판문점은 전 세계에 ‘한반도 분단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졌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나라가 반으로 나눠지는 역사를 겪었던 독일에도 판문점과 같이 ‘분단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장소가 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반으로 갈라놨던 ‘베를린 장벽’이다.

1989년 11월, 동유럽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면서 이곳 베를린 장벽이 붕괴됐고, 베를린 장벽의 잔해는 ‘독일 통일’의 상징적 기념물이 됐다.

독일의 국제방송인 도이치벨레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기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과거 동서독 정상의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첫 번째 정상 회담이 1970년에 개최됐다. 그 당시 서독은 상당히 진보적인 정권이 집권해 있었고 동독을 상대로 온화정책을 펼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실 즉각적인 결과가 없었기 때문에 순전히 상징적인 만남이라고 볼 수도 있었는데도 500명이 넘는 기자들에 더해서 수많은 동독시민들이 회담장소로 몰려가서 환호성을 외쳤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뒤돌아보면 그 회담이 향후에 이뤄진 동독-서독간의 소통 채널과 경제 협력을 모두 가능케 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10여 일 앞둔 16일 오전 파주에서 바라본 북측 모습 (사진=연합뉴스)

분단 후, 세 번째로 만나게 된 남북한 정상. 이들이 좀 더 자주 만나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가 더 빨리 정착될 수 있을까?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남북통일은 아직도 먼 훗날의 이야기이고, 몇 가지 어려운 과제를 먼저 풀어 나가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은 북미 정상 회담의 결과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을 얼마나 보장해 줄 것인지도 관건이고, 남북 관계의 개선을 넘어서 북한과 국제사회간의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런 모든 문제들에 있어서 양측 모두 타협점을 찾아나가야 되는데, 지금으로선 서로가 얼마나 양보할 의지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 역시 “모순적이지만 통일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수록 오히려 통일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작게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화 교류, 인적 교류 및 경제 협력으로 시작하면 억지로 이끌어 내지 않아도 통일이 결국 실현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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