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최근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안전을 이유로 ‘한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아울러 오는 20일까지 한국GM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한국GM 노조원들이 성과급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쇠파이프를 들고 사장실로 몰려가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자, GM 본사도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GM의 ‘출장 금지령’은 해당 국가의 소요, 테러 등으로 임직원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 취하는 조치다. 이번처럼 노조의 폭력 행위가 발단이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GM 본사 최고경영진이 문명국가에선 생각하기도 어려운 ‘쇠파이프 난동’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GM의 ‘출장 금지령’과 ‘법정관리 시사’가 노조를 압박하고 우리 정부와 한국GM의 제2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최대한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위기에 처해도 기득권을 포기할 줄 모르는 ‘귀족노조’의 폭력행위가 빌미를 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한국 강성노조의 민낯이 세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노사가 강경 대립으로 내달리면서 한국GM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상 데드라인(20일)을 넘기면 현재로선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한국GM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근로자들, 지역 상인 등 약 30만 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 부품 생태계가 무너져 자동차산업 전반이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후유증이 자동차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쇠파이프 폭력’은 앞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크나큰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경직된 노동규제에다 툭하면 파업과 폭력시위를 일삼는 노조가 맹위를 떨치는 나라에, 어떤 나라의 기업이 쉽게 투자를 결정하겠나. ‘있는 일자리’도 쫓아내는 판에 ‘새 일자리’가 생길 리 만무하다.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폭력 행위가 사라지지 않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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