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 안되면 포기… 가능성 큰 것만 기술수출 할 것"
“처음 비소세포폐암환자 11명에게 포지오티닙을 투여했을 때 반응률은 64%였다. 당초 20~30% 정도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운 결과였다.”

지난 10일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은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진행한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은 바로 요동쳤다. 이날 미국 나스닥에서 스펙트럼 주가는 41.9% 치솟았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치료제다. 2015년 3월 스펙트럼에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이전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0% 정도는 엑손20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이들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포지오티닙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이유다.

한미약품이 폐암 치료제 올리타 개발 포기를 선언하면서 신약 개발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 경험을 살려 나머지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미약품이 올리타 개발을 포기한 것은 시장성이 떨어지는 제품의 상업화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나머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뼈아픈 실패지만 교훈도 얻었다. 한미약품은 앞으로 물질 개발이 막 끝난 초기 제품보다는 상업화 가능성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후기 제품을 기술수출할 계획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올리타 개발 포기로 생긴 연구개발비를 신약 개발에 집중 투자할 수 있어서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24개다. 이 중 외부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은 11개다.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도 상업화 단계에 근접해 있다. 2012년 한미약품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스펙트럼은 올 4분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제품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이 올리타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말까지 올리타 복용 환자 안전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를 복용해온 환자와 임상 참여자들에게는 약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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