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수 담수화 시장
6년새 4배 커져 올 152억弗

두산重·한화건설 '전통 강자'
신기술 앞세운 화학社도 가세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술협력 요청

“한국의 해수 담수화 방법(기술)을 알려주면 좋겠다.” 지난 3월26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자신의 사저로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며 이같이 말했다. 물 부족 국가인 아라비아 6개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가진 한국에 협력을 제안한 것이다.

한국은 해수 담수화 분야의 강자다. 대표적인 게 2000년 두산중공업이 성공한 UAE의 알타윌라(Al-Taweelah) 해수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다. 하루 1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23만t의 물을 생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당시 수주 금액만 3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시도한 원 모듈 공법을 통해 발주처가 제시한 공사기간보다 5개월 이상 건설기간을 단축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중공업뿐만 아니다. 한화건설은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픽이 발주한 10억5000만달러 규모의 발전 담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이후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 등지에서 담수 플랜트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GS건설도 2014년 튀니지상수공사가 발주한 약 1006억원 규모의 제르바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담수 플랜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2014년 국내 최초로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하기도 했다.
한국 화학기업과 섬유기업도 담수화 기술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담수 생산방식이 변화하면서 담수화 기술도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발전소의 열로 물을 증발시켜 얻는 증발식 담수 시설보다 역삼투압을 이용한 멤브레인(분리막) 방식으로 대부분의 시설이 바뀌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고분자합성 기술과 나노 복합물질 반응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역삼투압 성능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리는 등 이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코오롱은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1989년부터 분리막 연구를 시작해 멤브레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효성도 역삼투 기술을 이용한 담수화 엔지니어링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해수담수화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인류의 핵심 자원으로 ‘물산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엔에서 발간한 세계 수자원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총인구 94억 명 중 42% 정도인 40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구상의 물 중 담수 비율이 2.53%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한 지하수와 표층수의 양은 전체 담수의 3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지하수 이용, 인공강우, 해수 담수화 설비 등이 있다. 하지만 지하수를 이용하면 수원(水源) 고갈, 수질오염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고 인공강우도 현재로서는 실험 단계다. 반면 바닷물은 현재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인 13억8600만㎦의 96.5%(13억5100만㎦)를 차지한다. 해수 담수 플랜트가 물 부족 해소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세계 물 사업 조사 기관인 GWI에 따르면 담수화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39억달러 규모에서 2018년 15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성장률은 무려 389%다.

정채희 한경비즈니스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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