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원가공개 판결

통신사 '전전긍긍'
통신업계는 12일 대법원의 통신요금 원가자료 공개 판결로 한동안 잠잠했던 ‘통신 기본요금 폐지’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통신비 원가자료 분석을 통해 월 1만1000원 수준의 기본료 폐지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원가자료 공개가 결정된 2세대(2G)·3세대(3G) 이동통신 외에 LTE(4세대 이동통신)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추가 소송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회 위원장은 대법원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LTE 데이터 요금제의 원가 산정자료도 자발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으면 추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요금제는 크게 이부요금제와 통합(정액)요금제로 나뉜다. 이부요금제는 기본료를 내고 사용한 만큼 요금을 추가 부담한다. 2G, 3G 요금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80% 이상은 기본료 구분이 따로 없는 LTE 통합요금제를 쓴다. ‘499요금제’ 등 월정액을 선택해 음성과 데이터 사용을 일정량 보장받는 식이다.

시민단체들은 LTE 통합요금에도 별도 표기만 안 돼 있을 뿐 1만1000원의 기본료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사들은 “음성 및 데이터, 부가서비스 사용요금이 모두 포함돼 있어 과거와 같은 기본료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애초 문재인 정부는 공약으로 1만1000원 통신 기본료 폐지를 내걸었다. 업계 반발에 부딪히자 기본료 폐지 공약을 접고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음성 200분, 데이터 1GB) 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가 공약을 수정했으나 참여연대는 지속적으로 통신 기본료 폐지를 주장하며 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원하는 것은 결국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LTE 요금제의 가격 인하”라며 “이번 원가공개 판결로 기본료 폐지 논란이 다시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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