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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되며 연일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70달러를 웃돌 가능성을 열어놓고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1달러(1.99%) 상승한 66.8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014년 12월 이후로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가 경감된 가운데 시리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사용 의혹 사태의 배후로 러시아와 이란을 지목했고, 조만간 군사개입을 단행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라며 대(對) 시리아 미사일 공습을 경고했다.

시리아 내전에 중동 전역의 정치역학이 관여돼 있는 만큼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중동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란과 유대가 있는 러시아 역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고 서방국가들은 시리아 정부를 비난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상승 측면에서 이런 상황을 반기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기를 바라고 있고, 이란의 원유 수출 금지를 통해 유가 상승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WTI가 70불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60달러 내외에서 안정되는 듯 했던 국제유가(WTI)가 급등했는데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이 조만간 단행된다고 전제할 경우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4월 미국의 시리아 폭격 당시에 비춰 WTI는 단기에 10% 가량 급등,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음달 이란 핵협정이 갱신되는 시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국제 유가가 추가적으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불안요인이 상반기까지는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WTI의 70달러 상향 돌파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올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현재 국제유가가 미국 셰일오일업계의 손익분기점(BEP)을 크게 넘어선 상황인 만큼 OPEC의 감산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내 아람코 상장을 성공시켜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높은 수준의 유가를 원하고 있지만 OPEC 내부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임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미국과 러시아의 장기 감산이 6월 OPEC 회의 혹은 그 이후에 구체화된다면 유가 전망에 대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며 "아직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지만 OPEC에서 장기 감산이 실현된다면 국제 유가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상승으로 불안심리가 유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점 등에 비춰 올 하반기에는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과거 리스크 이벤트는 대체로 조기종료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2분기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더라도 하반기 60달러 내외의 가격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기 위해서는 미국발(發) 공급증가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며 "미국 셰일오일 증산 가능성에 비춰 국제 유가가 추가적으로 크게 상승하기보다는 안정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한경닷컴 산업금융팀 기자 오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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