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제한은 법률로만 가능…의미 명확히 하고자 넣은 것"
"자구 수정 정도라 브리핑 생략…일부러 숨긴 것 아니다"


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 중 '토지공개념' 부분에서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뒤늦게 삽입돼 애초 발표된 개헌안 원문과 달라 문제가 된다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지적에 청와대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구가 수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11일 기자들을 만나 해당 문구가 포함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헌안의 128조 2항을 보면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문제는 청와대가 지난달 22일에 발표한 개헌안 초안에는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법제처의 심사를 거쳐 사흘 뒤 최종안 중 초안과 달라진 점을 언론에 브리핑했는데 해당 부분과 관련한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비서관은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없어도 토지재산권을 특별히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려면 현행 헌법 37조 2항, 개정안의 경우 40조 2항에 따라 법률로써만 가능한 것으로 당연히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37조 2항과 개정안 40조 2항은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비서관은 "기본권 제한을 법률로만 할 수 있다는 원칙은 헌법의 기본 원리"라며 "법제처는 이런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그 의미를 명확히 하자는 뜻에서 '법률로써'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동석한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은 "'법률로써'를 추가한 것을 일부러 숨긴 게 아니냐는 보도가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법제처 심사 후) 조문 내용이 변경된 것은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브리핑했고 단순한 자구 수정은 생략했다.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과 진 비서관은 개헌안 초안 3조 2항의 '수도'를 최종안에서 '수도(首都)'로, 13조 3항의 '체포·구속이나 압수·수색을 할 때에는'을 '체포·구속이나 압수·수색을 하려 할 때에는'으로 바꾼 것을 유사한 사례로 언급했다.

'개헌안을 졸속으로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김 비서관은 "거꾸로 말해 법제처 심사가 굉장히 실질화됐다는 것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전날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대통령제 vs 책임총리제'를 주제로 한 토론 도중 '법률로써' 문구 삽입 문제를 둘러싼 해프닝이 있었다.

패널로 참석한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개헌안 초안을 근거로 '토지공개념을 법률에 따른다는 제한 조항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 유시민 작가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출력한 자료에는 (법률 제한 조항이) 있다'고 맞섰다.

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개헌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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