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前 9만7658개에서 12개로… 연내 모두 사라져
마켓인사이트 4월11일 오후 2시45분

30여 년간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해온 순환출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주문에 기업들이 적극 화답한 결과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10일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 지분(2.1%)을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 3개를 끊어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31곳이 보유한 순환출자 고리는 12개로 줄었다.
올 들어 삼성(3개)을 비롯해 롯데(11개) 현대백화점(3개) 대림(1개) 영풍(1개) 등이 19개를 줄였다. 아직 고리가 남아있는 곳은 삼성(4개) 현대자동차(4개) 현대중공업(1개) 농협(2개) 영풍(1개)뿐이다. 이 12개 고리도 연내 대부분 해소될 예정이다.

계열사끼리 돌려가며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는 1986년 정부가 상호출자를 금지하면서 비롯됐다. 1997년 외환위기로 기업 생존을 위한 계열사 자금 지원이 늘어나면서 고리 수가 급증했다. 순환출자는 정부 규제와 외환위기라는 특수 상황이 기업 지배구조에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대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으로 낙인찍히면서 퇴출 대상이 됐다.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3년 9만7658개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였지만 그 과정에서 대주주 지배력을 떨어뜨려 투기세력의 공격을 불러오는 등 암운도 드리우고 있다는 평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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