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진보성향 '우리법' 출신 재판부 배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인공이 서울중앙지법 정계선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7기)로 정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10일 “적시처리 필요 사건으로 선정된 이 전 대통령 사건의 재판부를 컴퓨터 전산을 통해 정 부장판사로 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고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지정한다. 부패전담 재판장들이 모여 사건의 전문성, 복잡성, 처리시한과 함께 법관의 인사이동 가능성, 현재 업무량 등을 종합 판단한 뒤 전자 배당을 통해 결정한다.
정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에다 소신이 뚜렷한 재판관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이지 않은 배당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정 부장판사와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의 사적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오덕현 변호사를 변호인단에 추가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점 때문에 선임계 제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연수원 동기 등의 요인으로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객관적 사유가 있다면 재판장이 직접 재배당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도 “‘윗선’ 차원에서 재배당 지시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 배당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에게 배당되기도 했다. 당시 조 판사는 스스로 곤란하다는 의사를 표시해 재배당이 이뤄졌다. 뒤를 이어받은 이영훈 부장판사 역시 공정성 시비가 불거져 재재배당 끝에 재판부가 결정됐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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