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높은 공모주 펀드 + 고수익 노리는 코스닥 펀드

가입 첫날에만 3700억원 몰리며 '인기몰이'

변동성 커 불안했던 코스닥
공모주·전환사채 투자 병행
기대 수익률·안정성 높여

3년 이상 투자해야 소득 공제
'단타' 문화 강했던 코스닥에
장기투자 바람 이끌지 관심

Getty Images Bank

펀드 투자금의 절반을 혁신·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가입 첫날에만 37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를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코스닥시장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변동성이 커 불안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공모주와 전환사채(CB) 같은 메자닌 투자를 병행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높였다는 애기다.

첫날 3700억원 몰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가 첫 출시된 지난 5일 이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708억원에 달했다. 32개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46개 상품 모두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는 6개, 사모펀드는 40개다. 올 상반기까지 54개 자산운용사가 64개 펀드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를 두고 “안정성이 높은 기존 공모주 펀드와 수익성이 높은 코스닥 펀드를 합친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자금의 절반을 혁신·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공모주 중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증시에 새로 입성하는 기업은 통상 적정 가치에서 20~30%가량 가격을 낮춰 공모가를 정한다. 이 때문에 초기 주가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코스닥에 접근할 새로운 투자 수단”
기존 공모주 펀드는 안정성을 강조한 채권혼합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자산의 80~90%가량을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만 공모주에 투자한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공모주 펀드는 안정적인 채권과 높은 수익을 내는 공모주를 섞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꼽혔지만 최근엔 부진한 수익률로 인기가 시들하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채권 평가손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공모주 상품이 늘면서 우량 공모주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수익률 하락을 부추겼다. 올 들어 공모주 펀드 112개 수익률은 1.62%에 불과하다. 부진한 공모주 펀드 수익률에 지친 투자자라면 우량 공모주 확보에 유리한 코스닥 벤처펀드에 눈을 돌릴 만하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 장기 투자하는 문화가 자리잡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담당 임원은 “그간 개인들은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단기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 큰 손실을 낸 사례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3년 동안 투자해야 300만원 한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 투자 문화가 조성되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 유입이 관건”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성패는 개인투자자 자금을 추가로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고액 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시장에서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첫날 코스닥 벤처펀드에 유입된 자금 중 93%인 3448억원이 사모펀드에 몰렸다. 이미 출시된 상품과 상반기까지 출시될 상품 수를 합쳐도 공모펀드 10개, 사모펀드 54개로 사모펀드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공모형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사에는 소득공제 혜택 등을 보고 참여하는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관건”이라며 “공모 쪽에 개인 투자금이 어느 정도 들어오느냐에 코스닥 벤처펀드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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