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카카오페이 각축

직장인 김현우 씨(35)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때 공인인증서를 마지막으로 열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자주 쓰는 카드를 네이버페이에 입력해 물건을 살 때마다 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면 되기 때문이다.

대학생 심은미 씨(22)는 집 근처로 외출할 때 지갑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닌다. 주로 쓰는 체크카드를 삼성페이에 연동해 스마트폰만으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이 필요할 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보를 처음 이용할 때 한 번만 등록하고 다음부터는 비밀번호나 지문·안면인식 등 간단한 인증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선 신용카드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고 온라인에선 공인인증서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까지 더해 기존 카드 결제 시장을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현재 간편 결제 시장은 2강(삼성페이·네이버페이)과 2중(카카오페이·페이코) 구도가 형성됐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NHN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업체는 저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최강자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최강자 삼성페이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가입자 수 1000만 명, 누적 결제금액 18조원을 넘어섰다.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출시 2주년이었던 작년 8월 누적 결제금액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8조원을 더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이용자의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근접무선통신(NFC) 방식은 물론 기존 신용카드 결제기 방식인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결제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카드 결제기가 설치된 대다수 오프라인 상점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었던 삼성페이를 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확대했다. 타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 미니’도 선보였다.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시장의 강자라면 온라인 시장에선 네이버페이가 최대 규모다. 네이버는 정확한 거래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작년까지 누적 거래금액이 1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거래금액만 7조원으로 추정된다. 네이버페이의 강점은 쓸 수 있는 사이트가 많다는 점이다. 네이버 쇼핑(스마트 스토어)이 기존 쇼핑몰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네이버페이 거래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숙박, 공연 등 네이버 예약 서비스와 네이버페이를 연계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영역 허무는 페이코·카카오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누적 거래액 4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페이코는 온·오프라인 시장 양쪽에서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구글의 앱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페이코 사용이 가능해진 데 이어 11월에는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페이코 결제가 가능해졌다. 작년 말부터 기프트숍, 주문배달, 맞춤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로 선보이고 쇼핑, 여행, 맛집, 건강, 금융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도 강화했다. 올해는 삼성페이와 손잡고 오프라인 결제처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자회사 카카오페이도 지난달 월 거래액이 1조1300억원을 기록해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결제 가맹점을 1만2600개로 늘리고 국내 주요 금융사와 송금 서비스를 연동하면서 거래액이 대폭 늘었다. 다음달에는 바코드, QR코드 기반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연내 월 거래액 2조원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간편결제·송금서비스 하루평균 1000억원 돌파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2017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이용 실적은 하루평균 281만 건, 1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0%, 212% 증가했다. 윤성관 한국은행 전자금융조사팀장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제조 회사의 실적 증가에 힘입어 확대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핀테크 혁신 활성화 정책’에는 모바일 결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계좌 기반 모바일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 업체와 소비자, 가맹점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내용이 담겨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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