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해상아열대식물공원으로 유명한 경남 거제 앞바다의 외도(外島). 거제 본섬에서 4㎞ 떨어진 이곳은 외딴 바위섬이었다. 1980년대 개인이 사들여 조금씩 개간한 뒤 해상식물공원으로 꾸몄다. 지금은 한 해 100만여 명이 찾아 온갖 희귀식물과 이국적인 정취를 즐긴다.

‘동백의 섬’으로 불리는 통영 장사도(長蛇島)도 한때 무인도였다가 아름다운 관광의 섬으로 거듭났다. 통영시가 2005년부터 생태온실과 식물원, 자연관찰코스 등을 갖춘 ‘자생꽃섬 조성사업’을 펼친 끝에 대표적인 해양관광 명소가 됐다.

우리나라에는 무인도가 많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섬 3350여 개의 85%인 2800여 개가 무인도다. 전남 지역이 1740여 개로 가장 많고 경남(484개), 충남(236개)이 그 뒤를 잇는다. 이 가운데 51%는 국·공유지이고 49%는 사유지다.

경치가 좋고 땅값이 싼 섬도 많다. 최근에는 개발 가능성을 보고 ‘섬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16년 말에는 전남 고흥 시산도에 있는 임야(3372㎡)가 감정가격(168만원)의 10배 이상인 1827만원에 낙찰됐다. 고흥 득량도의 임야(476㎡)도 감정가의 5배인 580만원에 팔렸다.
외국 부호들은 섬을 통째로 사들여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곤 한다.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1978년 카리브해의 네커섬을 23만달러에 구입해 별장형 리조트로 꾸몄다. 이 섬의 현재 가치는 1억달러가 넘는다. 2015년 경제위기를 겪은 그리스의 에게해 근처 섬들을 사 관광지로 개발한 투자자도 많다.

스코틀랜드의 에일서 크레이그라는 무인도는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의 ‘스톤’에 쓰이는 화강암 생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서 채굴된 돌은 지구에서 가장 단단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덕분에 올림픽 때마다 화제를 모은다. 스톤 한 개 값이 200만원에 이르니 바위섬이 보물섬으로 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섬 투자의 첫째 조건으로 연결성을 꼽는다. 육지와 접근성이 좋아야 효용·투자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땅값이 싸더라도 멀리 떨어진 섬은 각종 개발호재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휴양과 관광의 편의성을 고려할 때 거리가 15㎞를 넘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섬테크’ 역시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하라는 얘기다.

육지에 비해 수요층이 적기 때문에 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문화재보호구역이나 생물보존지역 등 각종 개발 규제와 접안시설, 차량 운행가능 여부도 현장 답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침 정부가 무인도에 생태복원·산책로 설치 등 공공사업과 건물 개·보수를 허용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나만의 섬’을 꿈꾸는 이들에겐 호재라 하겠다.

kd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