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 결집 겨냥한 행보에
당 일각 "다양한 의견 외면"

박동휘 정치부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독특한 정치인이다. 평판을 중시하는 정치인답지 않게 언행이 독하다. 적아(敵我) 구별이 워낙 뚜렷해 당내에서조차 독선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행보엔 뚜렷한 방향이 있다. 보수 진영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껴안기 위해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13 지방선거’ 전략을 밝히며 이 같은 신념을 드러냈다. “선거에는 중도가 없다”며 “보수 우파들의 결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도라 불리는 스윙보터(swing voter)들은 어느 한쪽의 세가 커지면 자기들 이해관계를 계산해 따라간다”며 “트럼프가 승리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그런 경향이 명확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투표율이 낮은 경향이 있는 만큼 확실한 표심부터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대표의 발언은 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17개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천이 사실상 완료된 만큼 당내 반발을 허용치 않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이날까지 세종특별자치시장과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광역시장·전남지사·전북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충남지사 후보는 이인제 전 국회의원, 경남지사 후보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내부 조율도 끝나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30% 안팎의 보수층을 기반으로 한 홍 대표의 정치 신념이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 대통령제에선 지지율 50%를 얻지 못한 정치인은 대권을 꿈꾸기 어렵다”며 “하지만 권력을 분산하는 준대통령제 또는 준내각제로 개헌이 이뤄진다면 적지만 강한 지지층을 확보한 이들도 권력의 정점에 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신념이 당내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점은 홍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대표가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의 ‘트위터 정치’를 비판한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홍 대표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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