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제약·항공우주 R&D '마이너스' 성장…'세계최초' 혁신 3% 뿐

정부가 경제 정책의 주요 뼈대로 혁신 성장을 내세우지만 생산성 증대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은 국내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ICT), 제약, 항공우주 등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할 첨단 제조업 R&D는 역성장하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7일 발표한 '국내 산업의 혁신활동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국내 총 R&D에서 기업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74.5%였다.

문제는 기업 R&D에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크다는 점이다.

기업 R&D에서 상위 5대 기업 비중은 44%에 달했다.

이는 독일(58%)보다 낮지만 미국(18%), 일본(24%), 중국(6%)보다 높다.

1위 기업 비중은 한국이 28%로 미국(4%), 일본(8%), 독일(22%), 중국(3%)을 압도적 차이로 제쳤다.

중형 기업(자본금 100억∼500억 미만) R&D 투자는 저조했다.

자본금 500억원 이상 대형기업은 매출액 대비 R&D(2016년 기준)가 3.3%였으나 중형기업은 1.7%에 불과했다.

산업별 쏠림 현상도 컸다.

ICT, 제약,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 제조업으로 좁혀 보면 2015년 R&D의 94.2%가 ICT에 투입됐다.
미국, 일본, 독일은 약 50∼60%는 ICT, 30∼40%는 제약과 같이 고른 분포를 보이는 점과 대조를 이뤘다.

2015년엔 ICT를 포함한 첨단제조업 R&D가 전년보다 4.0%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R&D도 미진한 것으로 진단됐다.

2015년 기업 R&D 중 서비스업 비중은 8.0%로, 일본(12.1%), 독일(12.4%), 미국(29.9%)보다 크게 낮았다.

R&D 투자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혁신활동도 미약하다.

2013∼2015년 '국내 최초' 제품을 내놓은 제조업체는 22.1%, '세계 최초'의 경우는 3.2%에 그쳤다.

모두 직전 3년보다 줄었다.

외부 자원을 활용한 혁신 활동도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2015∼2017년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을 인수·합병(M&A)한 제조업체는 이전 3년보다 54.1% 늘었다.

같은 기간 증가율에서 중국(462.4%), 일본(277.3%), 미국(118.7%)에 크게 뒤처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이면서 거시적인 시야에서 민간의 혁신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중소벤처부터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 기반의 성장 사다리 체계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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