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주민은 '씁쓸'…일부 시민은 "관심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밤사이 구속되자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경북 포항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과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고향 마을인 포항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수사 상황을 계속 접한 탓인지 23일 아침 별다른 동요 없이 과수원, 축사를 돌봤다.

일찍 일터로 나가거나 외부 접촉을 꺼리며 대문을 닫은 주민이 많아 마을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한 주민(60·여)은 "예상은 했지만 정작 이렇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며 "남편은 이 전 대통령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도 말을 잘 꺼내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기자들이 찾아와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데 오늘은 일찍 밭으로 나왔다"며 "사람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집 안에서 지낸다.

덕실관도 어제 문을 닫아버렸다"고 말했다.
관광편의시설인 덕실관에는 '임시휴관'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른 주민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 고향 사람들 아니고는 모두 외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덕실마을 출신으로 다른 마을에 사는 이모(83)씨는 "그렇게 좋지 않은 일을 많이 했는데 어쩌겠나"라며 씁쓸해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에 포항 민심을 연계하는 데 불만을 나타내는 시민도 있었다.

한 60대 포항시민은 "이 전 대통령이 포항을 고향이라고 하면서도 얼마나 관심을 가졌느냐"며 "지진 때도, 그 전에도 특별히 고향에 애정을 보여준 일이 없어 포항에서는 민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56)은 "이 전 대통령 구속 여부에 다들 관심이 없다"며 "자기가 한 일에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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