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검찰 차량이 23일 오전 0시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했다.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열리고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자유한국당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측근 20여 명이 줄줄이 나와 호송차량인 검은색 K5와 K9 승합차 주위에 도열했다.

약 3분 뒤 사저의 주차장 문이 열리고 푸른 계열의 넥타이에 네이비색 외투 차림을 한 이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비교적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줄지어 선 측근 한두 명과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한 뒤 준비된 호송차량으로 걸어갔다.

검찰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차량 문이 열리고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을 향해 한두 번 손을 흔든 뒤 차량에 탑승했다.

문이 열린 주차장 안에는 측근 30여 명이 기다리고 서 있었다.

주차장 안에서 함께 따라 나온 일부 측근 및 지인들은 이 전 대통령이 탄 호송차량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고 "대통령님! 건강하세요" 등의 인사를 건네며 울먹이기도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측근들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침통한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전날 밤 10시께 사저를 나선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 활극'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MB(이 전 대통령)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 측근 거의 100여 명을 소환 조사해왔다.

이것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다.

정치 활극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의로운 적폐청산이라면 노무현 정부, DJ(김대중) 정부의 적폐도 함께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그런데 그동안 검찰은 그 두 정권의 적폐에 대해서는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은 우리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우리 검찰이 또 하나의 적폐를 만든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면서 전날부터 측근들과 사저에서 신변 정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나 때문에 고생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위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한국당 권성동·김영우·장제원 의원,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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